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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 선언과 때맞춰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의 역할론이 여권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고 30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과정은 이렇다. 이 후보자는 지난 27일 국회를 찾았다. 7·28 재·보궐 선거 당선자 중 최고령으로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자 선서자로 뽑혔기 때문. 하지만 본회의는 김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가 파행되면서 열리지 않았다.
돌아가려던 이 후보자를 친이계인 안경률,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 등이 붙잡았다. 이들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나온 "김 후보자 임명 철회를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문제 있는 장관들도 일부 정리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당.청이 모두 공멸한다" 등의 발언을 전하고 이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당시 이 후보자는 "나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임명장을 기다리는 사람인데 어디에 무슨 말을 전하라는 것이냐"고 답했지만 여권 소식통들은 이 후보자가 이런 한나라당 내부 여론을 고스란히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귀띔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28일 오후 이 후보자를 청와대로 불러 따로 만난 것으로 안다"며 "이 자리에서 이 후보자가 의견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그동안 측근들에게 "청문회 기간에 지역구(서울 은평을) 약수터에 갔더니 주민들이 새벽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김태호 총리 자르라' '장관 후보 비리가 너무 심하다'고 언성을 높이더라"는 등의 경험담을 몇 차례 털어놨다고 한다.
한편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 결심을 한나라당에서 가장 먼저 들은 인사는 김학송 의원일 것 같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김 후보자는 토요일인 28일 오전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그러고는 사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후보자와 김 의원은 2004년부터 6년간 각각 경남지사와 지역 국회의원으로 친형제처럼 지내온 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