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加 여성들, 상반신 노출 권리 주장 이벤트>

    (토론토=연합뉴스) 박상철 통신원 = 지난 주말 캐나다 온타리오 주 구엘프 시에서 여권신장을 위한 특별 이벤트가 벌어져 남성들의 눈길을 끌었다.
    화창한 주말 오후에 도심 세인트 조지 광장에서 벌어진 이 행사는 남성들이 상반신을 드러낼 수 있는 장소에서는 여성들도 거리낌 없이 같은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오히려 50여명의 남성들이 관심을 갖고 모여들어 행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고 토론토 스타가 29일 전했다.
    행사를 기획한 구엘프대 여학생 안드레 크린클로와 린제이 웹 등 2명이 먼저 상반신을 드러냈지만 처음에는 그들의 뒤를 따르는 여성들이 많지 않았다.
    크린클로는 "우리는 여성들이 가슴을 드러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원한다"며 "여성들은 자신감을 갖고, 남성들은 지원자가 돼주고, 모든 사람들은 서로를 존중해달라"고 말하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관중 가운데 끼어있던 신시아 브래그(64) 씨는 행사에 참여하기를 주저하면서 카메라까지 들고 몰려든 선글라스 쓴 남성들을 '멍청이들'이라고 비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 공연과 보디 페인터의 도움으로 어색함을 극복한 더 많은 여성들이 행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동참한 남성들과 어울려 웃고 춤추며 자유를 만끽했다.
    온타리오 주 항소법원은 1996년 여성들이 상의를 벗고 공공장소에 나서는 것을 합법화했다. 당시 구엘프대 학생 그웬 제이콥이 그런 행동를 했다 체포돼 기소됐으나 항소법원이 1심 판결을 뒤집었다.
    크린클로와 웹은 캐나다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상반신을 노출할 수 있는 법적 권리는 확보했으나 '사회적 자유'는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행사를 기획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들은 이 행사로 대중들이 여성의 가슴에 보이는 민감한 반응이 약화되기를 기대했다.
    크린클로는 "유럽에서처럼 여성들이 상반신을 벗고 해변을 거닐거나 거리에서 롤러 블레이드를 타도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지 않는다면 아주 멋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