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 후 부인과 함께 골프 치고 사진 찍으러 다니는 게 큰 기쁨이었는데 사별을 하다 보니 여의치 않게 됐습니다. 이제 취미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짝을 찾고 싶습니다.” 

    사별과 황혼이혼 등으로 인한 싱글 실버족이 늘면서 재혼을 위해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하는 노령인구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레드힐스에 따르면 가입회원 중 6·70대 싱글 실버족이 차지하는 비율이 7.4%로 지난해 2.6%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남성 중심의 70대 고객층이 새롭게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또 전체 회원 중 싱글 실버족은 100명당 7명꼴 이며 남성이 71.4%, 여성 28.6%의 분포로 나타났다. 이 중 60대는 남성이 67.2%, 여성이 32.8%, 70대는 100% 남성만 가입했다. 여성 중 가장 고령자는 68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70세 이상 고령자는 가입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올 초부터 고령자들의 상담 문의가 늘어남에 따라 가입 연령을 완화하고 ‘로맨스 그레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고령층 가입이 늘었다고 밝혔다.

    레드힐스 박세영 커플매니저에 따르면 이들의 일반적 사항을 보면 60대는 다양한 현업 종사자가 많은 반면 70대 임대사업자, 기업 오너(명예직), 전원생활자 등 은퇴생활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재산은 5~10억원 대가 가장 많다고 전했다.

    60대 여성은 동갑이나 3~4살 연상, 남성은 3~5살 연하 여성을 선호했다. 70대 남성은  5·60대 여성 중 자녀 없는 배우자를 원했다. 여성스럽고 아담한 여성을 선호했고 고집 센 사람을 피했다. 실버 싱글족 대부분은 ‘화목’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았다. 

    이들의 연애에 대해 이상일 노인 행동과학전문가는 “나이가 들면 안정 희구 심리 때문에 애정보다는 조건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애정이 없으면 이뤄지기 어렵다”며 “느긋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만남을 자주 갖으면서 감정을 키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결혼산업연구소 김태성 소장은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50세 이상 혼인건수가 3만 건으로 전체 10%에 달했다. 이는 평균수명이 늘고 고령화 사회로 진행되면서 점점 더 늘어나 10년 후에는 20%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2009년판 사법연감’에 따르면 황혼이혼에 해당하는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사건을 신청한 경우는 2006년 2만3837건, 2007년 2만4995건, 2008년 2만6942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2009년 혼인통계 결과’에 의하면 55세 이상 혼인건수 역시 같은 기간 1만1727건, 1만2600건, 1만2817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1만3453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황혼 이혼만큼 혼인도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