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선운산작전 고창중고등학생 희생자 추모식’에서 백한기 회장 등이 묵념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선운산작전 고창중고등학생 희생자 추모식’에서 백한기 회장 등이 묵념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영혼이 되어서도 들고 있을 그 무거운 구구식 장총을 이젠 내려놓으세요.”
    25일 전북 고창군 고창읍 고창중고 교정에서 ‘선운산작전 고창중고등학생 희생자 추모식’이 열렸다.
    백한기 6.25남침피해유족회 회장과 고창군 의회 의원과 주민, 고엽제 전우회 회원 등 참석자 50여 명은 1951년 8월 25일 학도병으로 참전해 선운산 계곡 빨치산을 쫓다 숨진 6명의 용사들의 넋을 위로하며 경건히 묵념과 분향했다.

    전쟁의 포성이 온 나라를 뒤덮던 1951년 8월 25일. 고창은 국군이 수복했다지만 빨치산과 인민군 패잔병들의 발악으로 치열한 게릴라전이 치러지던 곳이었다.
    국군이 경찰에게 치안을 인계하고 북진하자 몇 명 안 되는 경찰들은 선운산 일대에서 준동하던 빨치산과 맞서 지서에 고압선을 두르고 싸웠다.
    퇴로가 막힌 패잔병들과 빨치산들은 자식이 보는 앞에서 죽창으로 아버지를 찔러 죽였다. 아내가 보는 앞에서 남편을 총살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당시 고창중 1학년 정택진, 민병욱, 2학년 이운교, 3학년 김봉수 유종익, 4학년 박금석 등 16명은 경찰의 지원 요청에 책을 잡아야할 손에 총을 잡았다.
    총알 장전하는 법도 제대로 못 배운 채 전장 아닌 전장에 나선 이들은 59년전 이날 빨치산을 맞아 출동했다가 박금석 등 6명이 희생당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이들을 위한 추모행사는 외면돼왔다.
    지난해 8월 24일 백한기 회장이 나서서야 첫 추모식을 가졌고 올해는 두 번째.
    백 회장은 6.25 당시 고창에서 중고생들로 백골유격대를 조직해 고창 일대 빨치산 소탕에 혁혁한 전과를 올린 바 있다.
    올해는 고창군민들이 나서서 추모식을 주도했다.
    백 회장은 이날 두 번째 추모식을 맞아 “지난 세월 동안 이 분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호국의 정신을 외면해온 것은 후손들의 잘못”이라며 “이 분들의 의거를 널리 알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바른 국가관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군민이 주관해 이번 추모제를 치르게 된 것이 늦게나마 다행”이라며 ”이들의 정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