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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1일 거의 1년만에 단독회동을 가짐에 따라 이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에 양측간 사실상 '동반자 관계'가 구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은 이번 회동을 통해 세종시 정국 등을 거치며 쌓인 여러 오해를 풀고 한나라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고,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점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지금까지의 불편한 관계를 털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정치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양측 모두 '결실이 없으면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던 만큼 이번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가 가진 의구심을 해소해주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있게 나오는 상황이다.
예컨대 차세대 주자군으로 분류되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총리 지명과 당.정.청 간판의 세대교체가 이른바 '박근혜 견제용'이라는 시각과 관련, '결코 그럴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최대한 진정성있게 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다.
여권 내에서 "과거 5차례의 회동과 비교할 때 가장 성공적인 회동"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박 전대표가 "오늘 회동 분위기가 대단히 좋았다"고 평가했다는 친박측 전언이 나온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 대통령은 회동에서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대권 주자가 많아 흥행이 돼야만 한다'는 평소 소신을 설명하면서 잠룡들 가운데 박 전 대표가 단연 선두주자라는 점을 부각하는 식으로 오해를 풀려고 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회동의 타이밍도 적절했다는 평가가 많다.
양측간 갈등의 중심에 있었던 세종시 문제가 해결되고 친박측에서 요구해온 서청원 전 대표의 사면도 이행되면서 허심탄회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당장 첨예하게 부딪칠 현안이 없고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국정 후반기 정국운영 방향도 밝힌 만큼 회동을 더 미루는 것은 괜한 정치적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반환점(8월25일)을 며칠 앞두고 회동이 이뤄진 점은 집권 전반기 불편했던 관계를 후반기에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모두 털고 가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회동은 전날인 20일 이 대통령이 예를 갖추고자 정진석 정무수석을 박 전 대표에게 직접 보내 제안하고, 박 전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회동을 앞두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박 전 대표의 '복심'인 유정복 농림수산식품 장관간 채널이 가동돼 사전 조율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천안함 사태이후 급랭한 남북관계를 풀고자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대북 특사를 제안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날 회동에서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남북 관계를 비롯한 국제 정세를 놓고 심도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 대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볼 것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박 전 대표가 과거 김정일 위원장과 독대한 적이 있고 국내 정치적 위상이 크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북 특사'는 여러 측면에서 검토해볼만한 묘수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