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의 13일 차관급 인사는 어떤 원칙에서 이뤄졌을까.

    '영포회' 논란에 휘말렸던 박영준 국무차장이 지식경제부 제2차관으로 자리를 이동하는 등 23명의 차관급 인사가 단행됐다.

  • ▲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소통과 통합의 젊은 내각이라는 8.8 내각의 후속 조치로 '친서민 중도실용'중심의 국정운영 기조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우선 1년 6개월 이상 재직한 부처의 차관과, 장관 승진으로 공석이 된 부처를 대상으로 했다. 김 대변인이 밝힌 차관급 인선 기준은 우선 "대내외 소통을 강화하고, 각종 정책들이 균형 잡히고 안정된 추진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내부 승진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실제 류성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기재부 제2차관으로, 김재수 농촌진흥청장과 정승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을 각각 농림부 제1,2 차관으로 승진 기용했다. 최원영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도 복지부 차관으로, 국토해양부는 1차관에 정창수 기획조정실장, 2차관에 김희국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부본부장이 각각 승진하게 됐다. 김 대변인은 "공직사회 안정과 사기 진작을 위해 신망과 능력이 뛰어나고 실적이 좋은 실장급 가운데 다수를 승진시켰다"고도 설명했다.

    "오랜 기간 실력을 인정받은 외부 전문가도 기용했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안상근 가야대학교 대외협력총부장이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으로, 설동근 전 부산시 교육감과 김창경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각각 교육기술과학부 제1,2차관으로 발탁됐다. 

    김 대변인은 또 "장관과의 팀워크를 위해 장관이나 장관 후보자가 추천하 인사를 최대한 수용했다"고도 밝혔다. 특임 차관으로 내정된 김해수 전 한국철도공사 감사는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여기에 직급 보다 일의 '적임자'를 우선시 하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반영됐다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그는 "장수만 국방부 차관이 방위사업청장으로 갔고, 민승규 농림부 차관이 농촌진흥청장으로, 10년간 부산시 교육감을 지내며 직급으로 따지면 장관급인 설동근 전 교육감은 교과부 제1차관으로 내정했다"며 "이번 인사뿐만 아니라 임태희 대통령 실장이 의원직을 사직하고 오신 것이나, 3선 의원이던 정진석 정무수석이 차관급 수석으로 온 것 모두 연장선상"이라고 말한 뒤 "지휘고하에 관계없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서든 열심히 할 수 있다는 이 대통령의 철학이 담긴 인사"라고 말했다.

    이번 차관급 인사는 예상보다 빨랐다. 당초 국무총리와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뒤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속한 시기에 조직을 안정시켜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9월 정기국회도 잘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날 인사로 차관급 인사는 사실상 마무리됐고, 국민권익위원장을 포함해 이번 인사에서 빠진 일부 차관급 인사는 향후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