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놀고 잘 쉬는 것도 경쟁력이다"

    2일 SK에너지 구자영 사장은 전 임직원들에게 올해부터 여름휴가는 2주씩 사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충전을 잘해야 창의적으로 업무를 하는 만큼 임원들은 솔선수범해 여름휴가를 2주씩 가야한다"고 독려하며, 최근 사내 게시판을 통해 "8월 2일부터 13일까지 2주간 여름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여행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상사 눈치 보기'를 막기 위해 먼저 자신의 휴가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이처럼 직원들에게 휴가를 보장해주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현대중공업은 정기휴가 5일, 중복휴가(공휴일이 주말, 휴일과 겹칠 경우, 별도 1일) 규정에 따른 휴가 3일, 노조창립기념일 1일, 특별휴가 1일 등을 합쳐 최대 16일간의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다.

    금융권도 2주 휴가가 업무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장기 휴가'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미 3년째 2주 휴가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은행들도 장기 리프레쉬 계획을 추진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GS건설도 이에 동참했다. '쉴 때는 확실히 쉬라'는 회사 문화와 함께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 임직원이 2주간 여름 피서를 즐기고 있다.

    여름휴가와 함께 색다른 이벤트를 진행하는 곳도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임직원들에게 2주간의 여름휴가를 즐기면서 '부킹(Book-ing)' 캠페인을 벌이는데, 이는 '책'(Book)과 '진행'(-ing)을 합친 의미다. 320여명의 차장급 이상 임직원들은 '혼(魂) 창(創) 통(通)', '마켓 3.0', '스위치' 중 희망 도서 한권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면 된다.

    또한 창의성을 우선시하는 IT업계들도 적극적으로 휴가를 권하고 있다. 넥슨은 여름휴가 5일에 3년마다 한번씩 '369휴가 제도'로 최대 15일간 휴가를 사용할 수 있으며, 엔씨소프트는 연차를 붙여 소속 부서의 상황에 따라 10일 이상 휴가를 즐긴다. NHN과 다음, SK컴즈 등 포털 업체들도 연차 15일에 한해 직원들이 필요한 만큼 휴가를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