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지수는 수도권의 대학 3학년. 나이도 이동규와 동갑인 스물 둘이었는데 성격이 화끈했다.
    술도 잘 마셔서 양주를 스트레이트로 다섯 잔쯤 마시더니 최영도의 파트너를 데리고 밖으로 춤추러 나갔다.

    둘이 되었을 때 이동규의 시선을 받은 최영도가 말했다.
    「내 짝이 장준수라고 알지? 걔 팔로야. 준수한테 소개 받았어.」

    트위터로 만난 파트너다. 사진까지 전송시키고 나서 몇 번 이야기를 주고받고 나면 결정이 되는 것이다.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술잔을 든 최영도가 이동규에게 물었다.
    「걔하고는 잘 돼가냐?」

    박재희를 묻는 것이다. 머리만 끄덕인 이동규를 향해 최영도가 말을 잇는다.
    「걘 아껴놓고 쟤들하고 노는겨. 그래야 오래간다.」
    「지랄.」
    「근데, 너 어깨 탈골시키든지 무릎 관절에 물을 넣든지 빨리 서둘러. 브로커는 내가 소개시켜 줄 테니까.」

    최영도가 정색하고 말을 잇는다.
    「얀마, 시간이 없단 말이다. 돈 5천만 가져와. 당장 해줄게.」
    「알았어.」
    「몇년 썩으면 좋은 시절 다 지나간다구.」

    한모금에 술을 삼킨 최영도가 충혈된 눈으로 이동규를 보았다.
    「왜 남북을 갈라놓고 이 지랄을 하는지 모르겠다니까 시발 꼰대들이.」
    「개새끼들야.」

    마침내 이동규가 거들었다.
    「맨날 전쟁이나 일어난다고 겁을 주고 말야. 그냥 남는 쌀이나 돈 같은거 퍼주고 군대 해산시키면 안돼?」
    「맞아.」

    빈 잔에 술을 따르며 최영도가 웃었다.
    「고등학교 때 우리 선생이 그러던데 6·25때 미군만 없었다면 우린 지금 군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을 거라고 하더라.」
    「너도 5천 굳혔겠구만.」
    「그 돈을 보태면 록시를 살 수 있었는데.」
    록시는 최신형 미제 스포츠카다. 최영도는 미국을 증오하면서도 차는 꼭 미제를 산다.

    그때 방 안으로 채지수와 임현경이 들어섰다. 임현경은 최영도의 짝 이름이다.

    「아유 더워.」
    손바닥으로 얼굴에다 부채질을 하면서 채지수가 옆에 앉는다.

    「여기 앉아만 있을거야?」
    채지수가 묻자 이동규는 머리를 들었다.
    「왜?」
    「나가서 춤 추든지 싫으면 장소를 옮기자구.」

    그러면서 채지수가 지그시 이동규를 보았다.    
    「난 오늘 12시까지는 들어가야 돼. 그러니까 앞으로 한 시간 반.」
    「야, 그럼 옷 벗다가 끝나겠다.」
    그 말을 들은 최영도가 대답을 해버렸다.

    최영도가 이동규를 턱으로 가리키며 말을 잇는다.
    「저 자식은 길어. 넣고 한 시간이 보통이야. 그래서 서두는거 싫어해.」
    「이구, 너 좋겠다.」
    하고 임현경이 말을 받았을 때 이동규가 쓴웃음을 지었다.

    「맞아. 난 천천히, 그리고 길게 하는 게 버릇이 들어서 서둘면 잘 안돼.」
    「나, 미쳐.」
    채지수가 눈을 가늘게 뜨고 웃는다.

    「누가 그거 하라고 했니? 이 색골아.」
    「니 얼굴에 그렇게 써 있구만 그래.」
    「정말 궁금해지네.」
    하면서 흘겨보는 채지수의 얼굴이 요염했다.

    이동규는 입안에 고인 침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