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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7집 앨범을 발표하고 가요계에 컴백한 DJ DOC가, 과거 선배가수와 얽혔던 삼각관계 이야기를 가사에 고스란히 담아내 파장이 일고 있다.
29일 발매된 DJ DOC 7집 '풍류'의 수록곡 '부치치 못한 편지'는 '논픽션 리얼 스토리'라는 말로 시작, 수년 전 형이라고 부르는 한 남자와 자신의 여자친구가 방 안에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화자'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자세히 수록돼 있다.
이 가사를 쓴 사람은 이하늘(본명 이근배·39)로,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마치 자신의 체험담을 써내려가듯 생생하게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사 속 '화자'는 우연히 자신의 여자 친구가 방 안에서 한 남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이후 혼자 가슴앓이를 하던 화자는 어느 날 자신의 여자 친구와 밤을 보낸 '친한 형'이 방송에 나와 "그녀가 양다리였다"고 말하는 것을 보며 다시금 분노를 느끼게 된다. 화자는 "몇 년 후 약해진 형의 모습에 마음이 약해져 용서를 해준 것이었다"며 당시 있었던 사건으로 맺힌 응어리가 아직도 풀리지 않았음을 토로한다. '친한 형'을 '개장수'라 지칭한 '화자'는 "넌 더럽고 아픈 얘기를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며 "네가 연건 판도라의 상자였다"고 일침을 가한다.
힘든 널 바라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터질 것 같아
울지마 바보같아 그런 널 보면 내가 더 미칠 것 같아이건 논픽션 리얼 스토리 썸데이
그날은 달이 참 밝은 날이었던 걸로 기억해
새벽 2시쯤 됐을거야 그치
DOC 일을 마치고 집으로 와 씻고 잠들기 전에
그녀와 통화를 위해 전화를 걸었어
근데 그녀가 다른 때 와는 조금 많이 달랐어
에이 아닐꺼야 아니야 아닐꺼라 그렇게 믿었지만
이 불확실한 느낌은 말야 나도 모르게 나를
그녀의 집으로 향하게 했어(중략)
폭풍전야처럼 고요한 침묵만이
다시 문을 두드렸지 그때 안에서 조그맣게 들려오는 남자소리
나는 화가나 쓰나미처럼 참고 있던 모든 게 터져버렸어창문을 깼어 들어갔어
순간 쫄아있는 네 얼굴을 봤어 깼어
순간 난 돌았고 넌 튀었어
그때 넌 정말 칼 루이스 보다 더 빨랐어 U know내가 형이라 부르던 사람
그 사람과 이세상 하나뿐인 내 사랑이
한방에서 뒤엉켜 있는 그 모습을
그 더러운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해아무도 몰래내 맘속에 깊이 깊이
묻어놨던 내 첫사랑 내 청춘의 일기
YO 개장수 네가 다시 던졌으니 받아줄께
잘 들어봐 Listen OH 너 귀는 잘들리지 음 그래 그래야지넌 흔히 말해서 네가 좀 잘나갈 때
마치 놀이 동산에 놀러 온 정신 못 차리는 꼬마처럼
이 여자 저 여자를 놀이기구처럼 갈아 타 됐으
그랬던 네가 방송에 나와 그녀가
양다리였다라고 다시 상처를 주네
그러면 안돼 너 먹고 살자고 이제 와서
그녀를 그런식으로 말하면 안돼(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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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 같은 이하늘의 가사에 대해 네티즌들은 지난 3월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 가수 강원래 편>을 거론, "강원래가 바로 '부치치 못한 편지'에 등장하는 이하늘의 '친한 형'"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당시 방송에서 강원래는 "과거 이하늘의 여자친구와 삼각관계였다"는 사실을 밝힌 뒤 "그때는 자신이 만난 여자가 이하늘의 여자친구라는 것을 전혀 몰랐었다"면서 "그 여자분이 나한테 강하게 대시를 해 집에 가서 술이나 한잔 더 하려고 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막상 집에 가 보니 TV 위에 이하늘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어 '이하늘을 아냐'고 물었는데 '압구정 옷가게에서 만나 팬으로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고 말했었다"고 강원래는 밝혔다.
이후 "방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이하늘과 김창렬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었다"고 말한 강원래는 "이때문인지 이하늘이 DJ DOC 4집 앨범 수록곡 '모르겠어'를 통해 클론을 '개장수'라고 표현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부치치 못한 편지'의 가사 속에는 여자 친구의 집으로 쳐들어간(?) 화자가 '친한 형'과 여자 친구가 한 방에 있는 장면을 목격하는 대목이 나오고 "YO! 개장수, 네가 다시 던졌으니 받아줄께"라며 '친한 형'이 방송 중 "(자신의)여자 친구가 양다리였다"라고 말해 다시금 상처를 줬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가사 중 "몇 년이 지나 약해진 네 모습에 괜히 마음 약해져 어쩔수 없는 용서를 한 것"이라는 대목도 몇 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강원래를 연상케 하는 부분이다.
이처럼 이하늘이 쓴 가사가 강원래와의 '악연'을 기록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하늘 측은 "해당 가사는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에 바탕을 둔 것이지만 이것이 강원래를 직접 겨냥해 쓰여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하늘 역시 가사 첫 머리에 '논픽션 리얼 스토리'라고 언급, 해당 가사가 사실에 기초한 것이라는 부연 설명을 달았으나 강원래를 의미하는 구체적인 단어를 적시하지 않아 가사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과연 누구인지에 대해 네티즌의 궁금증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가요계 사상 최고 난이도의 디스(가사를 통해 남을 공격하는 행위)"라며 "내용상 좀 과한 측면이 없진 않지만 가사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듣는 이로 하여금 후련함 마저 느끼게 하는 명곡"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만약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면 당사자들은 매우 괴로웠겠지만 이미 지난 일을 다시 노래 가사에 들추어 낸 것은 올바른 처사가 아닌 듯 싶다"며 "가사에서 언급된 인물도 사실상 실명이 거론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심각한 명예훼손의 우려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