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불을 켜놓고 했다.
    그래서 자극을 받았기 때문인지 김민성은 세시간 동안에 3회전을 뛰고 떨어졌다.
    쉬는 시간이 한시간쯤 되었으니까 두시간 3회전이다.

    「아유, 형. 나 죽는 줄 알았어.」
    체면상 숲만을 시트로 가린 윤지선이 가쁜 숨을 뱉으며 말한다.

    이제는 납작한 아랫배가 가쁘게 오르내리고 있다. 하긴 전에 했을 때는 짙은 어둠속이라 촉감만으로 몸을 그렸을 뿐이다.

    「넌 할수록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김민성도 덕담을 해준다. 실제로도 그렇다.
    서로 익숙해지면서 리듬이 맞는 것이다.
    쉬면 기다렸다가 움직이면 흔드는 이 간단한 원리를 잊는 인간들이 많다.

    김민성이 약간 머리를 들고 옆에 댓자로 누워있는 윤지선을 본다.
    관능적이다. 큰 젖가슴, 둥근 어깨, 풍만한 허벅지와 쭉 뻗은 다리. 진짜 아저씨들이 침을 질질 흘릴 몸매다.

    「너, 더 빼지 마.」
    머리를 내린 김민성이 충고하자 윤지선이 큭큭 웃었다.

    이제는 김민성이 대놓고 쳐다봐도 오히려 몸을 더 펴는 분위기다.
    성격도 딴판으로 변했다. 섹스할 때도 기탄없이 함성을 내지르고 자세를 바꾼다.
    자신만만한 태도, 여자의 살이 이토록 엄청난 효과를 내는 것인지 김민성은 놀랍기만 하다.

    「참, 형. 재희 남친말야.」
    하고 문득 생각이 난 것처럼 윤지선이 말했지만 김민성은 잠자코 천정을 보았다.

    옆방에서 여자의 낑낑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왜 저 여자는 똥을 싸는 것 같은 소리나 내지르고 있는 걸까? 그러고 보면 윤지선의 자지러지는 신음은 일품이다. 녹음해두고 가끔 들으면서 잠깐씩 마스터베이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때 윤지선이 말을 잇는다.
    「초등학교 동창인데 하두 졸라서 그날 한번 줬다는거야. 근데 형한테 딱 걸린 거지. 재수없게.」
    「......」
    「10년 가깝게 졸랐대. 울고 짜면서 말야. 그날도 딱 한번만 주면 사라지겠다고 해서 준 거래.」
    「......」
    「그 애하고 섹스하면서 형 생각을 했대. 그랬더니 제대로 되더래.」
    「......」
    「이제 걔는 소원성취 했지 뭐. 재희가 계속 줄 테니까.」
    「......」
    「난 덕분에 형 내꺼 만들었고.」
    「야, 한번 더 할까?」

    그러자 윤지선이 눈을 크게 떴다.
    「난 괜찮지만 형, 무리하는거 아냐?」
    「하룻밤에 7회전도 뛰어봤어.」
    「재희하고?」

    숲을 덮은 시트를 치우면서 윤지선이 물었으므로 김민성은 쓴웃음을 짓는다.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민성의 웃음을 긍정으로 받아들인 윤지선이 정색하고 말했다.
    「그럼 나하고는 8회전 뛰어봐.」

    그러더니 미안한 듯 덧붙인다.
    「내가 몸보신 시켜 줄 테니까.」

    밤이 깊어가고 있다. 윤지선이 대뜸 자지러지기 시작하자 옆방의 똥싸는 소리가 뚝 그쳤다. 기가 질린 것이 분명했다. 여자뿐만이 아니라 남자도 위축감이 들 것이었다. 여자를 이렇게 만드는 남자에 대한 외경심이다.

    김민성은 어금니를 물었다. 밑에 깔린 윤지선의 비명 같은 함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모텔의 음악이다. 이런 음악이 없는 모텔은 그야말로 앙꼬 없는 찐빵, 고추장 없는 떡볶이, 그러나 김민성의 가슴은 몸과는 달리 무겁다.

    가라앉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