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북중미를 방문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자 파나마에서 정정길 대통령실장에게 긴급 전화를 걸어 "총리가 자리를 던질 수 있으니 빨리 안정시키라"고 지시했다고 16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이에 정 실장은 즉시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대통령의 이런 뜻을 전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 이야기를 전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정 총리가 부결 당일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건 이 대통령의 만류를 뿌리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4일 뒤인 지난 3일 이 대통령이 귀국하자 정 총리는 곧장 청와대로 이 대통령을 찾았다. 그 사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수정안 부결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혔던 정 총리는 이날 이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공식 사임 수순에 들어갈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이 대통령이 막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의 한 지인은 "정 총리는 '얼마나 어렵게 모셔온 총리인데 이렇게 일찍 그만두려 하느냐. 지금은 때가 아니며 명예로운 시점을 찾아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 자신의 거취문제를 대통령에게 일임하는 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