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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김이라고 했지만 30대 중반의 이혼녀에 초등학교 3학년짜리 아들까지 있다.
김홍기는 안내원을 일당제로 고용했기 때문에 항상 얼굴이 바뀌었지만 미스김은 10년 가깝게 인연을 맺고 있어서 김민성에게는 이모같은 존재다.백마강 관광을 마친 노인들이 부소산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어서 미스김이 먼저 버스로 돌아왔다.
「좀 쉬었어?」버스 안으로 들어선 미스김이 비닐봉지에 든 음료수와 과자를 내밀며 묻는다.
분홍색 반팔셔츠에 진 바지를 입었는데 몸매가 잘 빠졌다. 화장을 짙게 하는 버릇이 있지만 얼굴도 반반하다.「누난 여기 와도 돼요?」
김민성이 묻자 미스김은 털석 옆쪽에 앉는다. 그들이 앉은 곳은 맨 뒤쪽 좌석으로 팔걸이가 없어서 눕기가 좋은 곳이다.미스김이 머리를 끄덕이며 눈웃음을 쳤다.
「오늘 노인들은 점잖아. 술도 안마시고 잔소리꾼도 없어.」
「부부간이니깐 그렇겠군.」
「근데 너, 이젠 어른 다 됐다.」
하고 미스김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으므로 김민성이 피식 웃었다.미스 김의 이름은 김미옥. 그것도 최근에야 알았다.
「네가 군대 가기 전에는 날 아줌마라고 불렀는데 말야.」
「그럼 다시 아줌마라고 부를까요?」
「됐네요.」
「근데 누나.」김민성이 부르자 김미옥이 시선을 들었다. 나란히 앉아 마주보는 자세가 되자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버스 안에는 둘 뿐이다. 더구나 선팅이 되어 있어서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주차장은 텅 비었다.
그때 김미옥의 입안에서 침 넘어가는 소리가 났다. 김미옥이 긴장하고 있다는 표시다.
「뭔데?」김미옥의 목소리도 갈라져 있다. 심호흡을 한 김민성이 물었다.
「여잔 섹스를 한 남자한테 미련을 갖게 되는가요?」
「그건 왜 물어?」
「걍 알고싶어서요.」
「그건 사람 나름이지.」
그리고는 김미옥이 비시시 웃는다.「물론 끌려야 섹스를 하겠지만 말야.」
「그렇죠.」
「넌 애인 있어?」
「있었는데 헤어졌어요.」
「섹스 파트너가 필요하니?」
「아뇨, 그건 많아요.」
「나하고 한번 할까? 여기서.」이미 김미옥의 눈에 그렇게 써져 있었으므로 김민성은 피식 웃었다.
「누나도 참, 난 빨리 못해요.」
「어휴, 얘가 진짜 남자네.」김민성이 손바닥으로 김민성의 허벅지를 움켜쥐었다. 두 눈이 번들거리고 있다.
「걱정마. 네 아버진 같이 일하는 사람한텐 절대 손을 안대는 사람이니깐.」
「누가 뭐래요?」
「여기서 한번 해줘. 나 새벽부터 몸이 가려워 죽겠다.」
「글세, 누나.」
「난 5분이면 돼.」
하고 자리에서 일어선 김미옥이 진 바지의 후크를 풀고 지퍼를 내렸다.「누나, 다음에요.」
김민성이 손을 뻗어 바지 위쪽을 움켜쥐고 말했다.
「서울 도착해서 여관 가요.」
「그때까지 어떻게 참아.」허리를 흔들던 김미옥이 얼른 지퍼를 올리더니 후크를 채운다. 버스 앞쪽에서 노인 둘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위기일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