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LG화학의 미국 전기자동차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업체도 아닌 한국 기업의 행사에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 미시간주 홀랜드에서 열린 기공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이곳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단지 새 공장 건설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서 "도시와 주(州), 국가를 위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것으로, 미국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 제조기술의 발전은 향후 수년 동안 그 비용을 70%가량 떨어뜨릴 것"이라면서 "이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입 석유에 대한 의존을 줄이게 해 결국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공장에서 수백 명이 일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소규모 기업들의 기반도 마련될 것"이라면서 "결국 이런 노력이 미국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경제는 회복 중이지만 아직 숲을 다 헤쳐나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부분 근로자와 기업들은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축사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에게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말을 건네고서 "우리나라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에 구 회장은 "이 자리에 와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행사 참석은 미국 정부가 친환경 전기자동차 배터리 산업을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연비개선 의무화 등 환경규제를 한층 강화하고 전기자동차 생산자 및 구매자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강력한 친환경에너지 정책을 펼치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실제로 LG화학 홀랜드 공장도 총 투자금액의 절반인 1억5천만 달러를 미국 연방 정부가 추진 중인 전기자동차 개발.양산 정책에 따라 현금지원 받았으며 1억3천만 달러는 미시간주로부터 세금감면 혜택을 받아 현지공장 건설에 따른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제니퍼 그랜홈 미시간 주지사도 참석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미국 홀랜드시도 실체가 있는 업체를 선정해 지역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면서 "현재 2차 전지 분야에서 LG화학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우리 공장을 유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이곳 약 50만㎡ 부지에 오는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3억 달러를 투자해 GM이 연말에 생산을 시작하는 '볼트' 등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이 공장의 고용창출 효과는 약 500명 정도다.
    2012년 3월 첫 상업생산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순수 전기자동차 6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LG화학은 현대.기아자동차와 GM, 포드, 장안기차, 볼보 등 국내외 총 7개 자동차 업체와 공급계약을 맺었다.
    김 부회장은 "연내에 서너 개 업체와 더 공급 계약을 할 전망이며 이 가운데는 규모가 큰 곳도 있어 향후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은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은 홀랜드 공장 외에 오창 공장에 2013년까지 1조원을 투자, 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유럽 등 다른 주요 지역에 추가로 생산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2015년까지 2차 전지 분야에서 매출 2조원, 세계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