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한국 기업인 LG화학의 미국내 공장 기공식 행사에 전격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 기업은 물론이고 자국 기업의 유사한 행사에도 참석한 전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행보는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의 행사 참석은 미국 경제 회생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당면 목표를 달성하는데 미국 정부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대내외에 알리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용 2차 전지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선 LG화학으로서는 '모시기 힘든 손님'이 제발로 찾아주는 바람에 수치로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엄청난 브랜드 홍보효과를 거두게 됐다.
    이날 기공식을 가진 LG화학 홀랜드 공장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연구를 전담하는 미국 현지법인 CPI(컴팩트 파워)가 본격적인 배터리 생산을 위해 만드는 미국 시장의 주요 기지다.
    특별히 보여줄 것이 없는 행사인만큼 조촐하게 치르려던 LG화학 측은 갑작스런 미국 대통령의 방문 소식에 깜짝 놀라 `귀빈영접'을 준비하느라 부산을 떨어야 했다.
    LG화학은 지난 14일 포드의 순수 전기차인 '포커스'의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으며 이에 앞서 지난해 1월에는 GM의 세계 첫 양산형 전기자동차인 '볼트'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된 바 있어 미국내 빅 3 자동차 업체 가운데 두 곳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지금까지 자동차에 주로 사용해온 니켈수소 배터리보다 효율이나 출력이 높지만 생산가격이 비싸 아직 상업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순수하게 전기만으로 움직이는 전기자동차가 보급되는 등 개발이 진전되면 리튬이온 배터리 사용은 불가피해진다.
    취임 직후부터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강조해온 오바마 대통령은 환경보호에도 기여하고 일자리 창출효과도 있는 이번 LG화학의 배터리 공장을 주목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공장의 배터리는 금융위기 후 정부의 긴급 지원을 받아 이제 막 회생단계로 진입한 GM과 포드 등 미국내 주요 자동차 업체들에 공급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이곳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앞으로 여러분의 자동차에 '메이드 인 아메리카' 상표가 찍혀 장착될 것"이라면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은 단순한 공장 건설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미국 경제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대형 제조업체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자동차 회사의 부흥을 촉진하고 경제회생의 마지막 지표로 평가되는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며 오바마 행정부의 공약사항인 차세대 친환경 정책에도 부합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은 대통령의 방문지로 적합했다고 볼 수 있다.
    덕분에 이국 땅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LG화학은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 됐다.
    당장 공장을 짓는데 필요한 막대한 자금 가운데 절반 가량인 1억5천만 달러를 미국 연방정부에서 현금으로 지원받는가 하면 1억3천만 달러는 지자체인 미시간 주에서 다양한 세금감면 혜택으로 커버해주었기 때문에 LG로서는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사업을 본격화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바마 대통령이 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축하를 해주면서 전세계 언론과 경제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 '오바마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LG화학 김반석 부회장은 "미국 정부로서도 전기자동차 보급에 기여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해 인센티브를 주고 공장을 짓게 함으로써 경제 회복을 촉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 "자동차용 배터리 주문을 받아 곧 생산에 나설 수 있는 외국 업체는 LG화학 뿐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