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번째 미니앨범 '더 퀸'으로 돌아온 가수 손담비가 표절 논란을 딛고 음원 판매에서 호조를 보이며 하반기 가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4일 현재 타이틀 곡 '퀸(Queen)'은 소리비다 멜론 도시락 벅스 등에서 3,4위 혹은 재범의 싱글 타이틀 곡 '믿어줄래'와 1,2위를 다투는 호각세를 보이며 빅뱅의 태양과 서태지가 가세한 음악시장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 ▲ 손담비의 뮤직비디오 스틸 컷(좌)과 미국 드라마 앨리스의 주요 장면들(우).
    ▲ 손담비의 뮤직비디오 스틸 컷(좌)과 미국 드라마 앨리스의 주요 장면들(우).

    사실 선배가수 이효리과 함께 '여제' 타이틀을 놓고 선의의 라이벌 대결이 예상됐던 손담비는 이효리가 표절 시비에 휘말리며 중도 하차함에 따라 여성 솔로 가수 중 '군계일학'의 위치를 선점한 상태였다.

    그러나 손담비 역시 뮤직비디오 일부 장면이 '베끼기 논란'에 휩싸이며 시작부터 삐그덕거리는 불길한 조짐을 보였다. 지난 8일 공개된 타이틀 곡 '퀸' 뮤직비디오가 지난해 12월 미국 케이블채널 사이파이가 방송한 드라마 ‘앨리스(Alice)’와 흡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실제로 손담비의 뮤직비디오는 비슷한 구조의 매트리스 방에 여성들이 갇혀 있는 장면과 웅크린 여성들의 사진이 잔뜩 붙어 있는 벽, 비행물체에 달려있는 상자 등 다수의 장면들이 앨리스의 화면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손담비의 소속사 측은 "논란이 제기되기 전까지 앨리스와의 유사성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일과 관련 뮤직비디오 제작사 측에 강력한 항의를 표하는 동시에, 자체 회의를 거쳐 문제가 된 장면들을 삭제·수정키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뮤직비디오를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고 해서 부분 삭제하는 일은 가요계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다. 더욱이 표절 논란이 뜨거웠던 일부 가수들의 경우 뮤직비디오 만큼은 별다른 터치를 하지 않았던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손담비는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처럼 표절 시비가 불거지자마자 해당 부분을 직접 도려내는 초강수를 뒀다.

    아직 표절 여부조차 가려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손담비는 이미 논란의 대상에 올랐다는 자체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소 성급한 것처럼 보였던 이같은 행동은 시장에서 의외의 반전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각종 음원판매 순위 사이트에서 손담비의 곡은 재범과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인기 순항 궤도에 안착한 분위기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시비 대상에 오른 장면들을 그것도 단시일에 삭제했다는 점에서 결단력과 용기를 칭찬해 주고 싶다"며 "최근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요계에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