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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게 있어 대통령은 취재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뉴스메이커이다. 단 하루도 대통령이 언론에 비추어지지 않으면 온갖 추측이 난무하기도 한다. 대통령은 나라의 최고 정책 결정자이므로 언론이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7월1일 멕시코를 국빈 방문했다. 멕시코는 우리나라의 중남미 최대 수출국인 동시에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대미 수출의 전진 기지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나라이다. 특히 한국은 멕시코와의 FTA협상을 재개해야하는 문제도 있으므로 이번 대통령의 방문은 그 의의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국가적 관심사인 만큼 이명박 대통령의 방문소개는 언론이 주목해야할 소스이다. 지난 7월 1일 KBS와 SBS가 각각 “이 대통령, 멕시코 국빈 방문…내일 정상회담”, “내일 한-멕시코 정상회담…FTA 협상 재개 논의”란 제목으로 보도했지만 MBC는 당일 이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다.
기사가 넘쳐서? 아님 취재를 못해서? ...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MBC를 살펴보면 왜 MBC가 이번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을 소개하지 않았는지 알 수 있다.MBC노조는 이미 2006년 6월부터 특보 5회, 노보 135호등을 통해 FTA저지 투쟁을 선포한 바 있다. 그리고 FTA저지투쟁은 MBC노조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의 주요운동노선이다. 당연히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불편해하는 FTA관련 소식을 전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혹 실수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MBC의 기사누락행위나 조작행위가 단지 이번만은 아니다. 지난 2009년 민주노총 간부 성폭행사건 관련보도는 누락행위의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2월 5일 KBS와 SBS는 “민주노총 간부, 조합원 ‘성폭행 미수’ 파문”, “'조합원 성폭행 기도' 민주노총 간부 검찰 고소”의 제목으로 보도하였지만 MBC는 이 또한 당일 이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1월 말 아이티 지진사태 보도는 조작행위의 극명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번 MBC의 보도 누락행위에 대해 크게 두 가지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하나는 언론사의 특정단체 하부조직화에 따른 이념적 편향화의 문제이다.
기본적으로 언론사는 특정이념단체의 하부조직으로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지만 우리나라 언론사의 경우 87년 민주화의 바람과 함께 합법적 내부투쟁의 일환으로 노동조합이 결성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민주화가 진행되어 이제는 본연의 모습으로 언론이 제자리를 잡아야 함에도 386세대의 모토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것으로 인해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하는 언론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두 번째 모두에서 밝혔듯이 중요취재원을 관리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는 언론취재의 기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이념단체의 노선에 막혀 취재원을 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기본활동조차 안한다면 그것은 언론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의 MBC는 말은 언론의 독립, 공공성, 불편부당성, 외압금지를 외치지만 그것에 앞서 실행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MBC가 특정이념단체에서 독립하여 그 어느 단체나 조직에 예속되지 않고 불특정의 다양한 국민의 의견과 공간을 제공하는 공영방송로써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먼저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기 전에는 MBC는 특정이념단체의 하부조직이라는 국민적 인식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MBC의 보도행태는 다분히 편파적으로 볼 수밖에 없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