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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고문 수사 의혹을 강력히 부인해오던 경찰이 일부사실을 인정했다. 21일 강희락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 양천경찰서 강력팀의 고문 수사 의혹에 대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일부 사실이 확인된 걸로 보고받았다”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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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6일 고문 의혹을 사고 있는 경찰관 5명을 고발조치할 당시 양천서 한 관계자는 “그런 일이 없었고 검찰수사에서 인권위의 발표내용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법적 조처를 하겠다”는 식으로 강력 부인한바 있다. 하지만 그간의 의혹들이 하나씩 사실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일선 경찰관들의 ‘실적 위주’를 꼬집었다. 업무 성과에 가점을 주고 비난성 사건이나 사고가 터지면 감점을 하는 지나친 성과주의가 무리한 수사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강 청장은 “(해당 경찰관들이) 의욕이 앞서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그렇게 한 것 같다”고 해명하고 대책 수립에 나섰다. 그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지만 그래도 외양간은 고쳐야한다”며 “어떤 허점이 있었는지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거부터 호송, 수사와 유치장 입감, 검찰 송치까지 일련의 과정에 각각의 체크포인트를 만들어 제도적으로 고문 수사가 불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 특히 자백에 의해 나온 여죄 등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성과점수를 낮추는 등 구체적 보완책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다음주중 일선 경찰관들에 대한 인권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강 청장은 그간의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부인한 걸 놓고 은폐라고 하긴 뭐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수긍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 됐다”며 “거짓말은 결국 드러나고 더 수습하기 힘들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강 청장은 또 CCTV 녹화 분 누락 및 삭제 의혹에 대해 “고의적으로 삭제하긴 상당히 힘들다고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가혹행위 당사자인 서울 양천경찰서 강력팀 경찰관 5명을 빠른 시일 내에 독직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20일 조사 과정에서 해당 경찰관들과 피해자들 간 대질심문을 진행하는 등 폭행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를 더 할지 오늘로 끝낼지 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결정하겠다”며 "이르면 오늘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