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 지방선거 패배 뒤 여당 초선 의원들로 부터 교체 요구를 받고 있는 청와대 참모진.

    이들 중 한 명에게 "초선 의원들의 쇄신요구의 방법론은 맞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인 그는 11일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질문을 받자 고개를 숙였다. 즉답을 않던 그는 "내가 말하기엔…"이라면서도 언짢은 표정까지 숨기진 못했다.

  • ▲ 당과 국정운영의 쇄신을 요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한 한나라당 초선의원들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모임을 가지고 있다. ⓒ연합뉴스
    ▲ 당과 국정운영의 쇄신을 요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한 한나라당 초선의원들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모임을 가지고 있다. ⓒ연합뉴스

    "만약 지금 당에 있었다면 같은 방식으로 쇄신을 요구하지 않았겠느냐"고 묻자 즉답을 않던 첫 질문 때와 달리 바로 "야당과 여당은 다르죠"라고 바로 답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이광재 문재인 이런 사람들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여당이 아무리 난리를 피워도 대통령에 대한 직접 공격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여당 초선 의원들의 쇄신 요구에 "내용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닌데 거기에 사심이 들어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쇄신요구의 내용에는 공감하지만 방법이 틀렸고 이는 이들의 목소리에 사심이 있기 때문이란 게 이 관계자의 판단이다. 특히 친이계의 공격이 더 불쾌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대통령을 만드는 데 책임이 있던 사람은 더 조심해야 한다"는 그의 말엔 힘이 들어갔다. 여당 초선들이 인적 쇄신의 속도를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인사가 쉽게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 분위기는 매우 무겁다. 한 관계자는 "엄중하다"고 표현했지만 속으론 답답하고 불쾌하다. 여당의 인적 쇄신 요구에 "어느 수석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한 관계자의 답변은 이런 분위기를 대변한다.

    청와대는 현재 개편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개편 시기도 방향과 폭도 전혀 결정된 게 없다는 게 다른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한 언론이 8월 개각과 국정기획수석실 폐지 또는 기능 변경 등 구체적인 개편 방향과 시점을 보도했지만 이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큰 틀의 국정방향에 심사숙고하면서 장고에 들어갔고 시기도 특정할 수 없다"는 게 현재의 청와대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