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함 사태를 국제공조로 풀어가려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28일은 자신의 계획을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날이다.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대북 제재 동참요구에 소극적인 중국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방한해 이 대통령과 회담을 하기 때문이다. 원 총리는 이 자리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중국측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 의제에도 '천안함 사태'와 '북한핵 문제'가 포함돼 있다. 원 총리가 회담에서 내놓을 중국 입장의 수위와 내용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 24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 24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청와대도 긴장하고 있고 동시에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한 관계자는 27일 '내일 회담에서 기존의 중국정부가 취했던 스탠스 보다 진전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현재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그 결과는 전망을 못하겠다. '기대'라는 용어도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도 국제무대에서 책임있는 일원으로 고민하고 있을 것"며 회담에 내심 기대를 보였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이후 중국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정황들이 주요 외신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점들은 우리 정부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요인이다.

    AP통신과 CNN 등 주요 외신은 26일 미국 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중국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 보도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내일 회담에서) 심도깊은 논의가 있을 것이고 중국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공식·비공식적으로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 대통령과의 회담 뒤 우리 정부의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에 전폭적인 지지를 하고 있는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도 29일 부터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통해 만나야 하는 만큼 기존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보다 진전된 내용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 정상인 원 총리가 기존의 중국측 입장에서 크게 진전된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어 이 대통령에게 28일 회담은 천안함 사태를 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