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폐개혁 이후 함경남북도와 혜산, 원산시를 비롯한 북한의 여러 중소 도시들에서 생활고를 비관한 주민들이 연이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분위기가 뒤숭숭해지고 있다고 NK지식인연대가 21일 전했다.

    NK지식인연대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월 23일 혜산시 혜장동에서 살던 일가족 4명이 무연탄 불을 피워놓고 자살을 했다. 혜산과 평양을 오가며 고급 담배 장사를 하던 이들은 화폐개혁 직전 장사 확대를 위해 여러 사람들로부터 돈을 꾸었는데 예고 없이 진행된 화폐개혁으로 일시에 큰 빚을 지게 되었다는 것. 엄청난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된 일가족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길을 택했다.

    또 중국과의 밀수로 북한에서도 제법 생활수준이 괜찮은 지역으로 꼽히는 회령에서도 화폐개혁이후 돈을 잃고 시장거래 냉각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조차 힘든 주민들이 삶의 의욕을 잃고 목숨을 끊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자고 나면 여기저기서 세상 살기가 너무 힘들다는 유서 한 장을 남기고 세상을 하직하는 사람들이 늘고 친족들의 울음소리가 그칠 날이 없어 회령주민들은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자살자 급증에 다급해난 회령시 당국은 매일 아침 인민반장들이 가정집마다 돌며 인원을 체크 하는 등 주민들의 자살방지에 고심하고 있다.
    급기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자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대대적인 강연에 나섰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5월 초에 각급 조직별로 “경애하는 장군님과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여 한목숨을 바치는 삶이 가장 고결하고 순결한 삶이다”라는 제하의 강연들이 진행되었는데 기본 내용은 자살문제였다고 한다.
    강연회에서는 최희숙, 마동희 등 김일성의 빨치산 전우들과 전쟁영웅인 이수복과 강호영, 그리고 사회주의 건설장에서 조국과 수령을 위해 목숨을 바친 대표적인 인물들을 거론하면서 수령을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초개와 같이 바치는 삶이 가장 고결하고 순결한 삶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선군혁명시대에도 최고사령관의 안녕과 조국보위를 위해 온 몸이 총포탄이 되고, 어뢰가 되어 적진에 육탄처럼 뛰어드는 청년영웅들이 많이 배출되었다고 의미심장한 얘기를 하기도 했다.
    또 이러한 모범적인 선행들이 있는 반면 최근 일시적으로 조성된 생활상의 애로와 난관을 극복하지 못하고 나약하고 값없이 귀중한 생명을 함부로 버리는 자살행위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소식통은 강연에서 자살은 부모가 준 육체적 생명은 물론 장군님이 준 정치적 생명을 일거에 포기하고 저버리는 배은망덕한 행위이며 혁명에 해를 주는 반역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