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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는 60여만 명 정도 돼요. 설움도 당하고, 힘든 일도 많은데 맨땅에 얘기하면 아무도 들어주지 않잖아요. 그래서 제가 나서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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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선진당 비례대로 나선 조선족 출신 장해정씨 ⓒ 뉴데일리
이번 6·2 지방선거에 자유선진당 영등포구 구의원 비례대표로 나서는 장해정(42.여)씨는 조선족 출신이다. 조선족이라는 타이틀로 정치계에 입문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중국에서 소아병원 간호사로 10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어요.” 지금의 행보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정치에 대한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국에 온 지 15년째라는 그녀. 중국에 있는 삶의 터전을 뒤로한 채 과감히 한국행을 선택한데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기회가 되면 한국에 가서 꼭 살아보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저 역시 어릴 적부터 한국은 내 고국이기에 가보고 싶었다”라고 한국에 오게 된 이유를 전했다.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던 그날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설렘과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행의 부푼 꿈은 냉혹한 현실 앞에 부딪히게 됐다. “중국 동네에 있는 중화요리 집에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했어요”라며 지난 기억을 되짚어갔다. “그래도 이것저것 일을 하면서 한국어를 배우게 됐죠”라며 웃음을 보였다.
장해정씨는 여기서 배운 한국말로 통역일도 하게 됐다. “중국에 유명한 화백이 한국에서 그림 전시를 할 때, 제가 프로그램도 짜고 통역까지 맡아했어요”라며 한국에서 했던 다양한 활동을 소개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예전시도 참여했을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냈었다.
그녀는 한국 영주권을 가졌지만, 많은 동포들이 영주권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조선족 전체 60만 명 중 10만 명 정도만이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 물론 3년 안에 20~30만 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렇게 많은 조선족 동포들이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정치에 진출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어요”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사실 자유선진당 이화용 의원님이 저를 적극 추천해주셨어요”라며 이번 비례대표로 나서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물론 정치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고 한다. 장해정씨는 “가정이나 정치나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쪽에서는 동포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많은 그녀다. 우선 다문화 시대인 만큼 조선족이 아닌 한민족으로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는 것이 가장 큰 목표. “아직도 중국인 동네에서는 곳곳에 많은 설움이 존재한다” “아기를 엎고 하루 종일 설거지를 하며 하루하루 생활하는 조선족 여성들이 많다”며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장해정씨는 앞으로 6·2 지방선거 전까지 일정이 빡빡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제 소속인 영등포구를 돌며, 열심히 홍보활동을 벌여여죠”라며 향후 일정을 전했다. “이렇게 발을 들여놨으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뛸 겁니다”며 “선거판이 전쟁터인건 잘 아시죠?”라며 웃음을 보였다.
“앞으로 구 의회에서 중국 동포들을 대표해 잘못된 것은 개선하고, 한국에 어우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다짐을 전했다. 굳은 의지만큼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