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를 비롯한 한국의 방송을 보면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다. 그 중에서도 김정일 관련 추측 보도를 매일 매 시간 내 보내는 것이나 천안함 침몰 사건의 끔찍한 장면을 연일 자세하게 보도하는 것이다. 김정일 보도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한 바 있으므로 천안함 보도에 대해 한 마디 하고자 한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서는 지나친 자세한 보도나 지속적인 보도는 자제하여야 한다. 그리고 사건과 관련한 새로운 소식만 논평 없이 간단하게 보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병사 누구누구가 어느 위치에서 어떻게 전사하였다는 식의 그림을 보는 듯한 자세한 보도는 할 필요가 없다. 단순히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48명의 국군용사가 전사하였습니다 정도의 짧은 보도면 족하다. 매일 그리고 자세한 그림을 곁들인 보도를 보는 국민도 끔찍한 장면과 사건에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하물며 그 가족들이 받는 고통은 얼마나 크겠는가? 그런데 왜 방송사들이 경쟁이나 하듯이 이런 내용은 매일 자세하게 보도하는가?

    깡패가 휘두른 칼도 흐리게 처리하여 보여주면서 왜 천안함 침몰 사건은 자세하게 그림을 그려서까지 그리고 누구누구가 어디에서 사망했다는 것까지 자세하게 보도해야 하는가? 이번에 연통에서 발견된 하사의 전사와 관련하여서도 지나치게 자세하게 보도할 이유가 없다. 그것이 배의 밑에서 폭발이 있었다는 것을 더 신빙성 있게 한다는 식의 반복되고 반복되는 설을 보도할 필요도 없다. 그냥 한 수병의 시신을 연통을 인양하는 과정에서 발견하였다는 식으로 짧게 보도하면 된다.

    모든 국민이 모든 세세한 내용을 다 알 필요가 없다. 꼭 알아야 할 사람이 알아야 할 것과 일반 국민이 알아야 할 것과 구별해야 한다. 몰라도 될 것을 지나치게 자세하게 보도할 이유가 없다. 국민의 군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거나 불필요하게 심리적으로 자극할 염려가 있다. 이런 불행한 사건에 대한 보도는 일정한 수준의 통제가 필요하다.

    얼마 전 미국에서 우주왕복선을 발사하다가 공중에서 폭발한 적이 있다. 그 잔해를 수거하였으나 그 사진은 공개한 적이 없다. 심지어 시신을 가족에게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끔찍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 9.11테러 때에도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매일 한 달 이상 그 사건을 보도하지도 않았다. 끔찍한 장면이나 보도로 국민을 심리적으로 고문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 방송사들은 연일 국민을 심리적으로 고문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기자들이 천안함의 침몰을 즐기는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언론인이라면 사회적 지도자의 역할도 겸해야 한다. 지도자로서 억제할 것을 억제할 줄 알아야 한다. 제발 성숙한 언론인의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