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젖살도 채빠지지 않은 앳된 얼굴의 중학생 소녀가 국내 프로야구의 치어리더로 당당히 활약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 넥센 히어로즈의 김민주(14·신화중 2년) 양은 지난 3월 시범경기부터 치어리더로 나선 새내기 응원단원이다. 그러나 현재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민주 양은 다른 치어리더보다 10살 정도 어린 나이에도 불구, 167cm에 달하는 큰 키와 늘씬한 몸매를 지녀 얼핏보면 기성 치어리더와 분간하기 힘들 정도. 특히 야구장을 찾은 홈 관중들에게 언제나 해맑은 미소로 화답해 벌써부터 넥센 히어로즈 응원단의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이다.

    1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서울 목동 야구장 치어리더 대기실에서 만난 민주 양은 영락없는 중학생 특유의 천진난만한 미소를 가득 머금고 취재진을 맞이했다. "원래 야구라는 것 자체에 관심도 없었다"는 민주 양은 올해 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뜸 "넥센 히어로즈의 우승"이라는 답변을 내 놓을 정도로 야구라는 스포츠에 흠뻑 빠져있는 모습이었다.

  • ▲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김민주 양.  ⓒ 김상엽 기자 
    ▲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김민주 양.  ⓒ 김상엽 기자 

    다음은 국내 최연소 치어리더 김민주 양과의 일문일답.

    - 치어리더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떻게 발탁이 됐나요?

    ▲어머니의 친한 후배 분이 바로 저희 치어리더 단장님이세요. 그런 인연으로 어릴 적부터 저에게 제안을 하셨었고, 작년 겨울방학때부터 연습실에 나와 언니들과 춤 연습을 하기 시작했어요.

    ▲(구예우 단장)부연 설명을 하자면 민주의 어머니가 바로 제 고등학교 선배세요. 어릴 때부터 민주가 워낙 귀여웠어요. 6살 때 농구경기 응원 무대에 한번 세운 적도 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오랜만에 민주를 봤는데 놀랄만큼 예뻐진 거예요. 그래서 당장 민주 어머니에게 무대에 세워보자고 말을 건넨 거죠.

  • ▲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김민주 양.  ⓒ 김상엽 기자 
    ▲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김민주 양.  ⓒ 김상엽 기자 

    - 단상에 올라가 응원하는 게 힘들진 않나요?

    ▲생각보다 되게 힘들었어요. 그런데 자꾸 무대에 설수록 익숙해 지는 것 같아요.

    - 뭐가 제일 힘드나요?

    ▲안무 외우는 게 제일 힘들어요. 언니들 하는 걸 못따라가서 항상 미안하죠. 지금껏 무대에 6번 정도 섰는데 설때마다 무대와 익숙해졌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단상이 너무 부실해 보여 넘어질 것만 같았죠. 지금은 괜찮아요.

    - 치어리더가 되고 싶다고 느낀 때가 언제죠?

    ▲단장님이 '너 우리랑 같이 뛸거야', '시범 경기 무대에 한번 서보자'라고 말씀하실 때부터 마음속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도 지금 기억은 안나지만 6살 때 오빠랑 같이 농구장 응원 무대에 섰던 경험과 느낌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 무대에서 춤출 때 처음엔 겁나거나 두렵지 않았나요?

    ▲처음 설 때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는 게 무서웠어요. 그래서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숙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저를 바라봐 주시는 분들이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요.

  • ▲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김민주 양.  ⓒ 김상엽 기자
    ▲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김민주 양.  ⓒ 김상엽 기자

    - 최근까지 팀이 연패를 했는데, 어떤가요?

    ▲속상하죠. 제가 응원하고 있는 팀인데…. 히어로즈가 잘해야지 우리 치어리더도 잘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서로서로 더 분발해야죠.

    - 좋아하는 선수가 있나요?

    ▲저는 잘 알지 못하는데 치어리더 언니들이 강정호 선수가 굉장히 잘 생겼데요(웃음).

    - 야구 경기 규칙은 잘 알고 있나요?

    ▲처음엔 야구에 대해서 관심도 없었고 잘 몰랐어요. 심지어 언니들한테 어떤 색깔이 우리팀인지 물어볼 정도였죠. 그런데 이젠 조금씩 눈에 들어와요. 저희 팀 공격할 때도 알고, 전광판도 볼 수 있게 됐어요.

    - 치어리더가 된 것에 대해 후회해 본 적은 없나요?

    ▲제가 춤도 잘 못추고 연습량도 부족해 언니들에게 항상 미안해요. 그래도 언제나 저를 감싸주시고 잘 지도해 주시죠. 하지만 너무 힘들 땐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지금은 조금 여유가 생겼어요. 안무를 하다가 틀려도 웃음으로 넘길 정도로 무대와 친해진 것 같아요. 물론 안무 외우는 건 여전히 힘들어요(웃음).

  • ▲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김민주 양.  ⓒ 김상엽 기자
    ▲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김민주 양.  ⓒ 김상엽 기자

    - 기억에 남는 팬들은 없나요?

    ▲가끔 사진 같이 찍어달라는 분들 있는데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친구들한테 들은 얘기인데 '팬 카페'가 있다고 해요. 제 사진도 올려주시고…. 이런 분들이 계신 것에 대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무대에 더 많이 서 달라고 격려해 주시는 남성 팬들에게도 고맙구요.

    - 몸매 관리는 따로 하나요?

    ▲뭐든지 잘 먹어요. 치킨도 좋아하고. 단장님도 제가 먹는 것에 대해 뭐라하신적이 없어요. 다만 엄마가 조금 자제를 시키시긴 해요. 너무 살이 찌면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못하기 때문이죠. 어릴 때보다 키가 크면서 살이 빠진 것 같기도 하고 최근엔 춤을 추면서 살이 부쩍 빠진 거 같아요. 굳이 몸매관리 비결을 꼽자면 춤을 배우고 추는 게 아닐까 싶어요.

    - 치어리더를 학교 생활과 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 ▲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김민주 양.  ⓒ 김상엽 기자 
    ▲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김민주 양.  ⓒ 김상엽 기자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학교 생활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장점이 생겼어요. 학교에 가면 최선을 다해 친구들과 놀고 공부하는 습관이 생겼죠.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현재 거의 턱걸이로 중간 정도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데 더 떨어질까봐 조금 걱정이 되긴 해요. 제가 치어리더를 한다고 해서 특별히 시샘하거나 나쁘게 보는 친구들은 없어요. 오히려 제 글에 악플이 달리면 같이 마음 아파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언제는 구단 초청으로 저희 학교에서 400명이 응원을 온 적이 있어요. 뿌듯했죠.

    - 무대에 서고 나면 다음날 피곤하지 않나요?

    ▲다음날 학교갈때 일어나기가 힘들어요. 발이 삐끗하는 경우도 있고…. 그래도 잠은 많이 자는 편이에요. 그래야 키가 크기 때문에. 일주일에 3,4번 연습을 하구요. 주말에도 홈경기가 없으면 연습을 해요. 전 학교 때분에 주말 홈경기와 특별한 경기에만 나오는 편이에요.

    - 별명은 있나요?

    ▲구단에서 '홈런걸'이란 애칭을 붙여주셨어요. 행운의 마스코트가 되라는 뜻으로 지어 주신 것 같아요. 그런데 아쉽게도 아직까진 제가 응원에 나선 경기에서 홈런이 나온 적은 없었어요. 앞으론 제가 나오는 경기에 홈런이 많이많이 나오길 바래요.

  • ▲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김민주 양.  ⓒ 김상엽 기자 
    ▲ 넥센 히어로즈 치어리더 김민주 양.  ⓒ 김상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