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러시아에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인사 중에는 폴란드 자유노조의 대모 역할을 한 여성 안나 발렌티노비츠(80)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렌티노비츠는 폴란드 민주화 운동의 진원지였던 폴란드 북부 그단스크 조선소에서 용접공과 크레인 기사로 일했다.
    그녀는 1978년 당시 불법 단체였던 그단스크 노조 활동에 뛰어들었고 노조 신문 편집을 맡았다.
    반체제 활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그녀는 1980년 7월 해고됐고, 그단스크 조선소 노동자들은 그녀의 해고에 반발해 파업을 시작했다.
    이 파업은 레흐 바웬사가 이끄는 자유노조의 활동을 확산시키면서 폴란드 민주화를 가속화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벨 아다모비츠 그단스크 시장은 이날 블룸버그에 "발렌티노비츠는 자유노조의 여성 창립노조원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자유노조의 대모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는 평등과 인권, 그리고 진실을 위해 싸웠고 1989년 공산정권이 붕괴된 후 출현한 폴란드 사회를 모든 사람의 행복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판했다"고 회고했다.
    레흐 바웬사는 1980년 8월 경영진이 해고 노동자를 복직시키고 임금을 인상하자 그단스크 조선소의 파업 철회를 요청했지만 발렌티노비츠는 모든 노동자의 요구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풀어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
    공산정권의 비밀정보부는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을 이용해 발렌티노비츠에게 바웬사를 비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그녀는 이를 거절했다고 역사가 슬라보미르 센츠키에비츠는 지난 2009년 폴란드 한 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소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