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부부 등이 탑승한 러시아제 비행기가 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 공항에 접근하던 중 추락, 카친스키 대통령 등 탑승자 96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10일 러시아 언론매체들이 현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비상대책부는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가 탄 러시아제

  • ▲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연합뉴스
    ▲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연합뉴스

    Tu(투폴레프)-154 비행기가 이날 오전 10시 56분께(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서쪽으로 350km 떨어진 스몰렌스크 공항 부근에 추락, 카친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안투피에프 스몰렌스크 주지사는 "사고기가 나무 꼭대기에 부딪치면서 추락했다"면서 "현재까지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스몰렌스크 현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추락 원인은 착륙을 위해 접근하던 중 조종사의 실수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비행기에는 카친스키 대통령 외에 중앙은행 총재 등 유력 인사들이 함께 탄 것으로 알려졌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이날 `카틴 숲 학살 사건' 추모 행사에 참석하려고 스몰렌스크로 가던 중 변을 당한 것을 알려졌다.

    카틴숲 학살이란?
    ‘카틴 숲 학살’이란 제2차 세계대전 초기인 1940년 봄, 현재의 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에서 당시 소련의 비밀경찰(KGB의 전신)이 이곳에 주둔하던 폴란드 장교를 포함해 군인 2만2000여명을 재판없이 학살해 암매장한 사건이다.
    ‘카틴(Katyń)’은 이 사건이 있었던 장소에서 가까운 지명의 이름으로 사건과는 직접관계가 없지만, 당시 독일이 선전용으로 잘 알려진 이 이름을 사용하였다.

    지난 7일 오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도널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꼭 70년전 이 곳에서 총살당한 수많은 넋을 위로하며 헌화한 뒤 나란히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푸틴 총리가 투스크 총리를 ‘카틴 숲 학살’ 희생자 추모식에 공식 초청한 것이다. 러시아 최고위급 정치인이 폴란드 국가 지도자를 이 곳에 초청해 공동추모 행사를 연 것은 처음이다.

    소련은 과거 이 사건을 나치의 소행으로 주장해왔다. 결국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지만 현재 러시아는 국가적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폴란드는 카틴 숲 학살을 국제범죄로 규정하고 러시아에 관련자료 공개와 범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 정부는 완전한 자료 공개를 꺼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