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나이다, 비나이다. 백령도 해역에 가라앉은 천안함의 '무사 인양'을 비나이다."
    해군 천안함의 침몰 사고 16일째인 10일 함수가 발견된 해역에 거대한 섬처럼 떠 있는 해상 크레인 `대우3600호' 위에서 함체의 무사하고 빠른 인양을 기원하는 용왕대제가 열렸다.
    전남 광주에 있는 청룡사의 천수 스님은 길이 110m, 폭 46m 규모의 대형 크레인위에서 합장을 하며 인양 작업을 하는 동안 좋은 날씨가 이어지기를 기원했다.
    그동안 사고 해역에서는 강한 바람과 거센 파도 등 기상이 나빠 실종자 수색 작업과 함체 인양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안개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크레인 위 돗자리에 사과, 배, 떡 등의 음식이 차려졌고 천수 스님은 음식 앞에서 제문을 읽었다.
    천수 스님은 경건한 마음으로 붓글씨로 손수 쓴 2장의 제문을 쭉 읽어내려갔다.
    "인양 작업을 하는 동안 기상이 늘 좋기를 바랍니다. 실종자도 다 구조되고 연꽃을 타고 솟아오른 심청이마냥 함체도 솟구치기를 기원합니다."
    제문낭독, 분향, 절 등으로 이뤄진 용왕대제가 끝나자 천수 스님은 옹진군 행정선을 타고 백령도 용기포항에 도착했다.
    천수 스님은 용기포항에 내린 뒤 "천안함 침몰 사고로 나라가 어려운 이때 좋은 날씨가 계속 돼 하루 속히 인양작업이 끝날 수 있기를 기원하러 백령도를 찾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크레인을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백령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