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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일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 "(군 당국은) 절대 있는 그대로 보고하고 발표해야 한다"면서 "군에 그렇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특사 자격으로 최근 외국을 다녀온 한나라당 의원들과 청와대에서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이 대통령은 언론에 자꾸 추측성 보도가 나오는데 참 위험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 이 대통령은 "과학적인 근거 또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나 데이터를 갖고 분석해야지 섣불리 예단해서는 안된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분석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어느 한 쪽으로 단정할 수 있는, 무게를 실을 만한 게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북한 관련 문제도 있을 수 있겠으나 만약 우리가 북한 쪽이라고 한다면 증거를 내놓아야 하는데 자칫 국제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북한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굳이 특정한 가능성을 이야기했다기보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이 대통령은 "원인이 안 밝혀져 그렇겠지만 추측성 보도가 많아 국민이 혼란스럽고 군도 사기가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원인을 제대로 알기 전에 혼란스럽게 하면 안 된다. 선진국 대열에 든 나라답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그간 안보에 관해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 왔다"면서 "천안함 사고도 안보 문제이기 때문에 여야가 그런 방향으로 국익차원에서 함께 가야 한다"며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폭발 시간을 둘러싼 혼선에 대해 "'쾅'하고 폭발한 혼란 와중에 어떻게 정확히 알겠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달 30일 천안함 실종자 구조작업 도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을 '영웅'으로 치하하면서 "정말로 대단하고 자랑스럽다. 특별하게 예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