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조건에서 세계 올림픽에 나가서 경쟁하는 모습 보며 우리가 좀 더 배려하면 성적도 더 내겠지만, 그것이 바로 선진국 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2010 밴쿠버 장애인동계올림픽에서 선전하고 돌아온 대한민국 선수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동계패럴림픽 출전 사상 두번째 은메달을 딴 휠체어컬링팀(김학성, 김명진, 조양현, 강미숙, 박길우)을 비롯해 알파인스키의 한상민, 노르딕의 임학수 선수 등 선수 24명 전원과 김우성 선수단장을 포함한 코치·임원진까지 모두 60명의 선수단이 참석했다.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참석한 이 대통령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보여준 강인한 모습과 숭고한 도전정신이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과 희망을 주었다"며 치하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 때 세 명에 불과했던 우리 선수단 규모가 이번 대회에 25명으로 크게 늘어난 것은 우리나라가 스포츠 분야에서도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더 나은 장애인 체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 모두가 여러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며 "윤석용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 장관, 국회의원들과 함께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챙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장애인 체육은 많은 지원과 후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2010 밴쿠버 장애인동계올림픽 선수단을 청와대로 초청, 격려오찬을 한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선수단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 뉴데일리 <= 청와대 제공>
    ▲ 2010 밴쿠버 장애인동계올림픽 선수단을 청와대로 초청, 격려오찬을 한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선수단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 뉴데일리 <= 청와대 제공>

    휠체어 컬링 김학성 선수는 수영장을 얼려 만든 특설 컬링장에서 훈련했던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몇개 되지 않는 팀을 위해 전용 경기장을 만드는 것 보다는 대회를 잘 준비할 수 있는 훈련장이 충분히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김우성 단장이 휠체어컬링 금메달을 딴 캐나다는 컬링 링크만 1천개가 넘을 정도로 저변이 탄탄하다고 설명하자 "저변이 얕은데도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 싸워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우택 휠체어컬링 감독은 "어릴 때 구슬치기와 같은 우리 고유의 놀이가 (컬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으며, 이 대통령은 이에 "워낙 우리 국민들이 섬세하고 손을 쓰는데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고 김 여사도 "손재주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썰매하키의 한민수 선수는 "실업팀이 한 팀밖에 없어서 경기력을 향상시킬 상대팀이 아쉽다"고, 휠체어컬링팀 주장 김학성 선수는 "전용링크 건설이 시급하다. 제대로 된 연습장에서는 한달 정도 훈련하고 캐나다로 갔다"고 애로사항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축하공연을 했던 '장애인 테너' 김동현 성결대 교수와 팝페라 가수가 꿈인 시각장애인 윤선혜(14)양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보통 메달을 따면 공연해주는 것으로 알았는데, 오늘 애써준 것을 보니 우리 장애인 동계올림픽 선수 자랑스러운 메달감"이라며 "우리 국민 모두 장애인올림픽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윤선혜 양은 지난 2008년 4월6일 청와대에서 열린 장애인 초청 행사에서 "여사님의 얼굴을 알고 싶다"고 말해 김 여사가 직접 손을 잡고 자신의 얼굴을 만지게 했던 인연을 갖고 있다.
    김 여사는 이날 윤 양이 대중가요 '거위의 꿈'을 부르자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 이 대통령도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배석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 여사는 이어 윤 양에게 "편지 잘 받아보았다. 편지쓰고 싶을 때가 생기면 계속 써 보내거라"라며 윤 양의 등을 토닥거렸고, 윤 양도 "여사님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강미숙 선수는 미니어쳐 컬링스톤을, 정승환 선수는 슬레지하키 스틱을 이 대통령에게 선물했고 서보라미 선수는 김윤옥 여사에게 대회 공식 마스코트인 '수미' 인형을 전달했다.

    이날 오찬에는 국가대표 선수단을 비롯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윤석용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 장향숙 IPC 집행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