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 가족 된 미래희망연대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가 계파갈등을 겪으면서 ‘두나라당’이라는 오명을 썼던 한나라당의 전철을 밟는 형국이다. 오히려 한나라당보다 문제가 더 심각해 보인다.

이규택 공동대표는 심대평 신당인 국민중심연합과 합당을 발표하며 “한나라당과의 합당은 물 건너갔다”고 하는데, 대변인은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고 하고 노철래 원내대표는 서청원 공동대표의 의중을 담은 ‘조건 없는 한나라당과의 합당’을 논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주류와 비주류 간 의견차는 있었어도 당 지도부와 이를 대변하는 창구가 따로 굴러간 적은 없었다. 그런데 희망연대의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심하게 표현해 ‘콩가루 집안’을 연상케 할 정도로 통일된 창구하나 없는 허접한 정당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문제의 발단은 이규택 서청원 공동대표 체제로 시작되면서다. 성격이 다른데도 ‘친박근혜’라는 오로지 한 가지 명분만을 갖고 이규택 서청원 공동대표 체제로 출범했다. 그러다보니 사사건건 양 대표 간 이견을 드러내고 오늘의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특히 상당수 주요당직자가 수감 중인 서 대표의 측근들로 채워지다보니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이 떨어져, 대표가 한 말이 ‘개인 의견’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무늬만 대표다. 노 원내대표 역시 서 대표의 측근으로 이 대표의 말을 무시하는 건 마찬가지. 분당얘기까지 나돈다.

이에 대해 희망연대 핵심관계자는 “지도부 간 갈등은 차치하더라도 적어도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 당원과 지지하는 국민에 대한 설득이 우선시되는 게 기본 아니냐. 합당방식과 절차, 과정 역시 밀실에서 논의돼 투명하지 못하다고 말들이 많은데 정말 당 꼴이 우습게 됐다”고 개탄했다.

그는 “희망연대는 지난 총선에서 13.2%라는 커다란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탄생한 정당임에도 결국 주장만 있고 결과와 책임은 없다”면서 “합당논의를 떠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희망연대 비례대표 의원 8명은 서 대표의 뜻을 지지하고 있어 내달 2일 전당대회가 열리면 한나라당과 조건 없는 합당이 공식 추인될 전망이어서 양측 간 갈등은 한층 더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