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연대 표류를 두고 '네 탓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야권연대는 "결렬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으나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 방안을 둘러싸고 무기한 잠정 중단에 돌입했다. 상황은 시민사회단체와 군소정당이 '연대불발'의 원인을 민주당에 돌리고 있고, 민주당은 "진보신당과 국민참여당이 연대틀을 깼다"고 주장하고 나선 형국이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23일 PBC라디오에서 "민주당의 유아독존, 패권적 자세로 협상이 완전히 결렬됐다"며 "민주당이 합의해왔던 것을 다른 이유로 뒤집게 하려는 게 아닌가하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 ▲ 정세균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정세균 민주당 대표
    ⓒ 연합뉴스

    야 4당과 함께 '5+4회의'에 동참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도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전날(22일) 시민4단체(민주통합,시민주권,희망과대안,2010연대)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안 인준을 거부한 민주당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합의가 사실상 협상파기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은 협상대표에 의해 이뤄진 협상안을 최고위원회에서 인준하지 않은 민주당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연합뉴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연합뉴스

    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시장에서 경기도지사로 출마를 튼 점이 야권연대의 교착상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이런 이유로 야권연대는 현재로선 민주당과 참여당의 카드에 달렸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협상결렬 후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 방안으로 국민참여경선(60%)과 여론조사(40%)로 하자고 제안하고 있으나, 참여당인 여론조사 100%를 요구하고 맞서고 있어 접점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이 기초단체장 당선을 위해 연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수도권에서 알박기 모양새가 된 노회찬·심상정·유시민 후보를 당연히 출마하는 상수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야권 안팎에선 냉각기를 거친 후 재협상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정 대표가 "최선이 안되면 차선이라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야권연대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중진의원들이 야권연대와 관련 긴급대책회의 소집을 정세균 대표에게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천정배 김영진 이석현 김성순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조찬회동을 열고 당 상임고문과 4선 이상 의원들로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해 줄 것을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