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6좌를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50)씨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엄홍길 휴먼재단'이 네팔에 두번째로 초등학교를 지어 기증한다.
    재단측은 네팔 팡보체(4천60m)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초등학교를 짓고 있는데 이어 수도 카트만두에서 32km 떨어진 트리슐리 인근의 농촌 마을 타르푸에도 초등학교를 세우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타르푸에서는 단층으로 11개 교실이 들어서는 초등학교 외에도 유치원과 놀이터, 마을회관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강당도 설립할 계획이다.
    재단이 네팔에 초등학교를 세우는 것은 히말라야의 `은혜'를 갚으려는 뜻에서 시작됐다.
    엄씨는 "히말라야를 오를 때마다 16개 봉우리를 무사히 등반할 수 있도록 히말라야의 신에게 기도했다. 히말라야가 허락한 사람이 돼 은혜를 갚게 해달라고 계속 기원했다"고 말했다.
    2008년 5월에 설립한 휴먼재단은 '히말라야 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출발점이었다.
    엄씨가 주축인 재단은 히말라야 오지 산간마을의 교육환경이 열악해 가난이 대물림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빵'이 아닌 `빵을 만드는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를 선물하기로 했다.
    재단은 그 시작으로 팡보체에 학교를 세우기로 하고 지난해 5월5일 기공식을 했고 1년만인 올해 어린이날에 개교식을 할 계획이다.
    팡보체는 엄씨와는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은 곳이라고 한다. 1986년 에베레스트 등반 당시 추락으로 사망한 셰르파 술딘 도루지의 고향이 바로 팡보체였던 것.
    엄씨는 "친동생과 같았던 술딘 도루지가 죽고 팡보체에 가서 그의 홀어머니와 결혼한지 3개월 된 아내를 보고 죄책감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 지금 술딘 도루지의 여동생들이 다 커서 엄마가 되었는데 아이들에게 초등학교를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재단이 새로 학교를 짓기로 한 타르푸는 교육수요가 큰 지역으로 올해 4월께 기공식을 할 예정이다. 건립 기금은 라이온스클럽 등 국내 단체와 개인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엄씨는 "동료 없이 등반할 수 없듯이 많은 사람과 관심과 베품이 없다면 휴먼재단의 사업은 유지될 수 없다. 처음에 낮은 산을 가다가 이후 8천m나 되는 고봉을 오르듯 작은 것부터 시작해 사업을 점차 확장하고 싶다"며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