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학기를 앞두고 대학가 하숙비와 원룸 전ㆍ월세가 올해도 대부분 크게 올라 대학생과 부모들이 비싼 등록금에 주거비 부담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일부 하숙촌에서는 `하숙보증금'이라는 새로운 명목의 돈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서울 주요 대학가의 하숙집 주인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한양대, 경희대 등 대학가의 일부 하숙촌에서 하숙비와 별도로 하숙보증금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런 명목의 보증금이 전체 대학가 하숙촌으로 확산하는 추세여서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하숙보증금은 신학기, 졸업 시즌이 아닐 때 하숙생이 미리 나가면 새로운 하숙생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하숙집 주인들이 이런 상황에 대비해 받는 것으로, 하숙생이 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떠나면 남은 계약기간 하숙비를 보증금에서 공제한다고 한다.
    경희대 앞 하숙촌에서는 보증금을 100만원씩 받고, 한양대 앞에서는 올해부터 싼 곳은 50만∼100만원, 비싼 곳은 200만원까지 받는다.
    월 하숙비도 2만∼5만원씩 올랐다. 경희대 근처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임모(43.여)씨는 "작년에 비해 3만원을 더 받고 있다"며 "물가 상승에 맞춰 자연스럽게 올라간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숙집 수십곳이 몰려 있는 한양대 앞 행당동 하숙촌은 독방의 경우 지난해 42만원에서 45만원으로 올랐고, 2인1실 역시 1인당 35만원에서 37만원으로 뛰었다.
    원룸 전ㆍ월세는 작년보다 최고 10% 올랐다.
    이화여대 정문 앞 23㎡ 정도의 원룸 전세는 지난해 4천500만원에서 올해 5천만원선에 거래되고 있고, 같은 넓이의 오피스텔 월세는 5만원 정도 일제히 뛰었다.
    서강대 인근에서도 월세는 매년 원룸이 3만∼4만원, 오피스텔이 5만원씩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전세 보증금도 매년 500만원씩 뛰고 있다.
    동국대 주변 부동산 관계자들도 원룸 월세 시세는 3∼5% 올랐고, 전세도 집주인이 작년보다 500만원 정도를 더 올려 받는다고 전했다.
    이처럼 주거비용이 매년 뛰다시피 하다보니 학생과 부모들은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연세대 근처에서 월 47만원을 내고 하숙을 한다는 이모(21)씨는 "부모가 보태주는 돈은 용돈으로 쓰고 하숙비는 과외를 해서 낸다"며 "하숙비가 너무 비싸 힘들다. 동기들도 모두 최소한 방값만 벌어보려고 바쁘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재학생 김모(22)씨도 "형편이 안 좋아 등록금도 대출로 마련했는데 올해는 원룸 월세도 올라 걱정"이라며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하나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딸이 성신여대에 입학했다는 신모(45.여)씨는 "하숙하는 학생은 대부분 지방에서 오는데 잘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짜리 방을 구했지만 방값이 왜 이리 비싼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