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12월 핀란드에서 치러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처음 맞닥뜨린 '세기의 라이벌' 김연아(20)와 아사다 마오(20)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통해 통산 12번째 맞대결을 펼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상대 전적은 6승5패로 김연아가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2009년 3월 열린 세계선수권을 기점으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격차가 조금씩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4대륙선수권', '세계선수권',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 등 지난 한해 벌어진 각종 국제대회에서 김연아가 우승을 휩쓴 반면 아사다 마오는 극도의 슬럼프에 빠져 점차 순위권에서 멀어지는 침체일로의 길을 걸었다.

  • ▲ 24일 오전 (한국시간)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 쇼트프로그램이 열린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경기를 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왼쪽은 경기 후 기뻐하는 마오. 오른쪽은 역대 최고점 78.50점 연기를 펼친 후 자신감 있는 표정의 김연아다. ⓒ 연합뉴스
    ▲ 24일 오전 (한국시간)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 쇼트프로그램이 열린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경기를 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왼쪽은 경기 후 기뻐하는 마오. 오른쪽은 역대 최고점 78.50점 연기를 펼친 후 자신감 있는 표정의 김연아다. ⓒ 연합뉴스

    다행히 올림픽 직전 전주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1위에 오르며 자신감을 회복한 마오는 이번 대회를 통해 '천재소녀'의 위용을 다시금 되찾겠다는 각오다.

    마오는 여자 선수 중 유일하게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를 구사하는 선수다. 더욱이 최근 몇 년간 세계 피겨 무대를 호령해온 일본으로선 세계 최고를 자부하던 마오의 선전이 그 어떤 선수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본 네티즌, "사기 올림픽" "심판 매수했다" 등 막말 난무

    이처럼 이웃 한국에 무참히 구겨진 자존심을 마오의 '트리플 악셀'이 멋지게 되갚아 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는 일본의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포털사이트 2ch에 올라온 일본 네티즌들의 게시글들은 극도의 울분과 함께 한국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을 담고 있어, 이번 김연아-아사다 마오 대결이 인터넷상에서 한일 양국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개소문닷컴 참조).

    이들은 김연아가 세계최고기록을 경신하며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편판 판정이다", "심판을 매수한 것"이라는 자극적인 비난을 쏟아내는가하면 "으아아 죽어라 김치", "장난 치냐, 이건 사기 올림픽이다"란 폄하 발언까지 남발하는 등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선 이성을 잃은(?) 듯한 모습이 감지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gWoxXrb0란 네티즌은 김연아가 연기를 할 동안 "굴러라 굴러라 굴러라 굴러라"라는 막말을 적었고 ID:UJcunBok0이라는 네티즌 등 다수의 일본인들은 "춍(조센징의 준말) 얼굴 재수없다", "끈이라도 끊어져라", "진짜 열 받아! 넘어지라고!", "이번 심사단은 에로틱한 사람에게 고득점을 주고 있다"는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인신 공격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