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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난리, 안 해도 난리다. 이른바 모자이크 딜레마에 빠진 KBS 드라마 추노가 2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을 방송하는 것에 대해 유의해 달라"는 의견을 받았다.
방통위는 추노가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을 받은 심야 프로그램이긴 하나 토요일 오후 청소년 보호 시간대에 재방송되는 등 선정적인 장면에 청소년들이 노출될 우려가 있어 방송 표현에 유의해 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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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KBS 방송 캡처
실제로 지난 26일 열린 방통위 회의에선 여주인공 이다해가 겁탈 당하는 장면과 남자 배우들이 목욕을 하는 장면, 양반이 여자 몸종의 옷고름을 푸는 장면, 노비들간의 선정적인 대화 등을 놓고 '선정성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사상 최초로 노비를 전면에 내세운 사극 '추노'는 초반부터 남자 배우가 여자를 바꿔가며 잠자리를 하는 장면이 나오고, 이대길(장혁 분) 일행이 주로 머무는 주막의 주모(조미령 분)가 노골적으로 최장군에게 육탄 공세를 벌이는 모습을 보이는 등 선정성 논란을 부추긴 바 있다.
또 작은 주모가 잠자리에 들기 전 문고리를 안에서 걸자 큰 주모는 "누가 올지도 모르는데 잠그면 어떡하냐"는 핀잔을 주는 등, 다소 원색적인 내용과 대화가 드라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주된 논란의 대상.
◇"왜 가리냐" 항의에 다음회 '노모자이크' 강행 =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요구에 이다해의 가슴 부위를 모자이크 처리된 방송을 내보냈다 '항의'가 빗발치자 다음회에선 원본 그대로 방송한 것도 구설수에 올랐다.
제작진은 지난 13일 방송에서 이다해(김혜원 역)가 겁탈당할 위기에 처하는 내용 중 상의가 강제로 벗겨지는 장면을 내보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후 27일 방송분에선 앞서 벌어진 논란을 의식한 듯 비수를 맞은 김혜원이 치료를 받는 장면에서 노출된 어깨와 가슴 부분을 뿌옇게 처리해 내보냈다.
하지만 '모자이크 처리한게 더 선정적이다' '가릴 거면서 예고편에선 왜 벗겼냐'는 시청자들이 비판이 거세지자 제작진은 28일 방송에서 다시 이다해의 가슴 부분이 드러나는 장면을 그대로 방송해 또 한번 네티즌의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추노 제작진은 "태하가 혜원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옷고름을 푸는 장면이 선정적이라는 판단에 부득이 모자이크 처리를 한 것"이라며 앞으론 "공중파 가이드 라인 때문에 작품성을 저해하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