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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소방대원님들 그냥 돌아오세요." "저런 외교관때문에 국제적 망신이다."
아이티 지진 참사 지원에 나선 119 소방대원을 향한 강성주 주도미니카공화국 대사의 이해할 수 없는 발언에 네티즌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8일 한 방송은 아이티에서 봉사중인 소방대원들의 열악한 환경과, 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안락한 대사관 직원들의 모습을 비교 보도했다.
섭씨 30도가 넘는 현지에서 땀흘리는 소방대원들은 샤워도 하지 못하고 잠자리는 맨땅에서 해결하면서도 "원래 나오면 그렇다" "잘 만하다"며 힘든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반면, 대사관 직원들은 한기를 느낄만큼 에어컨을 틀어놓은 공간에서 맥주와 콜라박스가 쌓아두고 푹신한 메트리스 위에서 지내고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도 강 대사는 오히려 현지에 우리 구조대가 오는 것이 탐탁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 대사는 "스스로 여기에서 식사 문제라든지 자기 모든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만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적당히 하고 오지 말라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아, 그…"라며 얼버무렸다.
네티즌들은 똑같이 구조대를 보낸 다른 나라는 대부분 전세기나 군용기로 필요한 모든 장비와 샤워기 같은 편의시설까지 다 날라다 주는 현실, 우리 외교관의 상식밖의 행동에 분노했다. 또 국위선양을 위해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 고생하는 119 소방대원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보도가 나간 이후 29일 현재까지 100여개가 넘는 네티즌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조세호씨는 "우리나라 국민인가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었다"면서 "우리 119 대원들은 샤워시설, 잠자리며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부랑자가 따로 없었다. 마치 악덕고용주와 노동자를 본 것 같다"며 분개했다. 그는 "국가의 위신을 살리기 위해 대표로 나간 분들에게 그 만큼의 대우를 못해준다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종홍씨는 "외교관 하나 때문에 타지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다른 외교관들까지 욕먹을 판"이라고 비판했으며, 홍광무씨는 "대사관 파견은 전적으로 대통령 몫이 아니냐"며 파면을 주문했다. 최병욱씨는 "차라리 소방대원님들이 돌아오는게 낫겠다"며 안타까와했다.
임승빈씨는 "외교관들 사무실에 놓여있는 에어컨, 매트리스, 맥주, 콜라 등만 팔아도 구조대원들 샤워 한 번 더 시킬 수 있고 맨땅보다 스티로폼 하나라도 깔고 잘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무엇보다 아이티 주민들에게 빵 한 조각이라도 더 줄 수 있을 것 아니냐"고 혀를 찼다.외교통상부 홈페이지는 네티즌의 쏟아진 항의로 아예 제대로 열리지도 않고 있다. 외교부는 강 대사의 발언에 대해 "구호활동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서 본인의 의도가 반영되지 않은 보도로 오해가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은 "강 대사가 21일 취재언론사와의 합동인터뷰에서 직전 면담한 에드먼드 멀렛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의 권고내용을 소개하면서 참사로 30만명 이상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구호활동을 위한 충분한 준비가 갖추어지지 않을 경우 효율적인 활동이 기대되기 어려우므로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여 구호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코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도된 매트리스는 119 구호대 2진을 위해 공관 임시사무소가 구입한 것이며, 맥주는 강 대사가 구호대원 격려를 위해 가져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