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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경남 진해 해군 교육사령부 전투병과학교에서는 48년전 차디찬 겨울바다에 몸을 던져 전우를 구하고 순직한 두 영웅을 기리는 의미있는 행사가 진행됐다.
고 이영우 중위와 고 김태원 중사의 흉상제막식 및 훈장수여증 전달식이 해군교육사령관 김정두 중장 주관으로 엄숙히 거행된 것. 이 중위의 흉상은 장교생활관에, 김 중사의 흉상은 갑판부사관이 교육받는 제승관에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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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2년 1월1일 익수위기에 빠진 병사를 구해내고 순직한 고 이영우 중위(왼쪽)와 고 김태원 중사. 해군은 22일 해군 간부양성의 산실인 경남 진해 교육사령부 전투병과학교에 이들의 흉상을 세워 살신성인의 정신을 기렸다. ⓒ 뉴데일리
낙동함(PF-65) 승조원이었던 이 중위(학군 4기, 당시 소위)와 김 중사(해군신병 68기, 당시 하사)는 1962년 1월 1일 순직했다. 거센 풍랑에 끊어진 소형보틀를 잡기 위해 나선 갑판병 서모 수병이 높은 파도와 낮은 수온으로 위기에 처하자 김 중사가 먼저 몸을 던졌고, 김 중사마저 겨울바다에 이기지 못하자 이 중위가 이들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다. 10여분의 사투끝에 서 수병은 구했지만 얼음바다에서 힘이 빠진 이 중위와 김 중사는 실종, 일주일이 지나서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6.25전쟁 직후 어린 여동생 김귀연씨와 단둘이 월남해 고아원에서 자란 김 중사는 순직 당시에도 유일한 혈육인 동생을 찾지 못해 훈장도 전달하지 못했으며, 흉상제막식이 열린 이날까지 행방을 알 수 없어 참석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당시 정부는 이 중위와 김 중사에게 금성화랑무공훈장과 은성화랑무공훈장을 수여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애도의 뜻과 함께 각각 10만환의 조의금을 전달했다.
48년전 이들의 장례식을 집도했던 윤종원 목사는 "앳된 모습의 영정사진을 보고 안타까웠고, 그처럼 어린 나이에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숭고한 살신성인의 정신이 잊혀져 가는 것이 무척이나 안타까워 흉상이라도 세워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해군본부에 건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소식을 모르는 김 중사의 여동생과 연락이 닿아 이 자랑스러운 사실을 전해주고 싶다"고 남은 소망을 말했다.
해군은 "흉상제막식을 통해 전투상황은 아니지만 위기상황에서 전우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고 전우애를 널리 알리고, 앞으로도 해군 역사속의 영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후배 장병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