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에서 나타난 위대한 전환의 주도권은 북한이 쥐고 있다. 북한은 강성대국의 대문을 두드리며 승승장구해  강성대국으로 날아가는 그 속도와 힘으로 한반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나가고 있다”

      이게 어느 나라 사람들이 한 말 같은가? 이건 다름아닌 대한민국 서울에 본부를 둔 어느 단체가 신년사랍시고 발표한 글이라 한다. 그렇다면 이 말은 또 어떤가? 

     “반미항전, 반이명박 투쟁에서 새로운 전환적 국면을 펼쳐야 한다...북한이 미국을 틀어쥐고 있는 지금 우리가 이명박 정권을 박살낸다면 우리 민족은 순풍에 돛 단 듯 달려 나갈 수 있다.” 

     이 말에 가장 화를 많이 내야 할 당사자는 정부 여당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 여당은 화를 내는 기색이 전혀 없고 오히려 그들과 아무 상관도 없는 필자가 더 기분 나빠 하는 것 같다. 

     대범해서 그런가, 그까짓 것 하는 심정에서 그러는 건가? 하여튼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그까짓 것 한다 쳐도 이런 말을 공공연히 떠벌이는 데 대해 정부 여당의 그 어느 누구 하나 군시렁거리는 소리조차 없으니, 역시 ‘중도실용주의’라서 그런가. 뭐 꼭 법을 들먹이지는 않는다 해도 한 마디 개탄의 변(辯) 쯤은 흘릴 법도 한데. 정말 모를 일이다. 

     누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옹호하는 ‘진보’를 안 된다고 할 것인가? 그러나 그게 아닌 흐름에 대해서는 우파에 앞서 ‘민주 좌파(democratic left)’가 먼저 들고 일어나 치열한 노선투쟁을 벌이는 게 지난 100년의 서구의 정치사, 내지 정치사상사(思想史)였다. 한국의 좌(左)쪽에는 왜 그런 노선투쟁이 없는가? '내부의 우(右)'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좌파계(界)라면, 그쪽 세상이 이미 '좌(左)의 좌(左)'에 의해 압도라도 되었다는 뜻일까? 

      ‘민주 좌파’(개인 차원과 소수 그룹 차원에 그런 흐름이 없지는 않을 터인데)는 고사하고, 민주당내 일부도, 한나라당도 그런 당연한 노선투쟁을 하지 않으니, 이런 걸 정계랍시고 떠안고 있는 대한민국이 너무 안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