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이른바 ‘공동사설’을 대남화해의 적극적인 신호라고 보는 관점이 있는 모양이다.
     “전민족적 범위에서 자주통일 기운과 화해와 협력, 단합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 시켜야 한다”는 것을 두고 말하는가? 하지만 이 경우의 ‘자주통일’이란 한미동맹을 깨라는 것이다.
     ‘화해, 협력, 단합’? 그건 평양주도 통일전선을 말하는 것이다. 이에 가담하지 않는 자는 ‘반(反)통일’ 세력이라는 뜻이다.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에 기초해 북남관계를 개선...”? 한 마디로 남쪽은 변해야 하지만 북쪽은 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상호주의의 반대인 셈이다. 

      “조-미 사이의 적대관계 종식, 대화협상을 통한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체제, 비핵화”? 이건 순전히 미국을 향한 말이지, 남쪽은 끼지 말라는 것이다. 미국과 북이 대한민국의 안보장치를 해채 시키는 ‘대화’와 ‘협상’을 하려 하니, 너희 ‘종속국’은 ‘조-미’가 하는 큰일에 상관하지 말고 물자와 돈이나 대가 없이 갖다 바치라는 것이다.
     ‘남북 쇼’를 활용하려는 정권홍보가들, 통일부 관료들, 자칭 북한전문가들, 대북사업가들은 이걸 또 솔깃한 먹거리 건(件)이라며 좋아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것을 불문곡직 ‘강경론’이라고 낙인찍을 것이다. 그러나 북의 논리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서해에서 대포 꽝꽝 쏴댈 때는 언제이고 이제 와선 또 ‘협력’? 그 때 총 쏜 건 김정일 군대 아닌 소말리아 해적이었나? 세(勢) 유리하면 ‘진보대연합으로 보수우파 타도’요 ‘불바다’, 그리고 세(勢) 불리하고 아쉬우면 “협력하고, 돈 달라”? 참, 제멋대로군.

     하기야 이렇게 말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명분이야 뭐라고 하든, 좌우간 대화하자는 것이니 외면할 수야 없지 않은가?” 이런 말에는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다. “정당한 방식의 대화조차 아예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대화 정치 쇼에 연연하는 나머지 북의 대화구도에 일방적으로 '흡수통일'당하지 말고 1대 1의 ‘주고 받는’ 대화 본연의 정도를 지키라는 것, 그리고 그게 안 되면 단호히 집어치워 버릴 줄도 알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