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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가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의 원내진입 활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진 한나라당 의원에게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이 선고됐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지난해 3월 18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베트남 국회의장 환영 만찬 자리에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미화 2만 달러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박 의원에게 벌금 300만원에 추징금 2300만원을 선고했다. 최종심까지 가려면 아직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시기를 떠나 손 전 대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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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왼쪽)와 한나라당 박진 의원 ⓒ 연합뉴스
지난 10.28재보궐선거 당시 경기 수원장안 출마가 점쳐졌던 손 전 대표가 결국 불출마로 돌아선 것도 박 의원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손 전 대표가 대선에 앞서 종로에 출마해 금배지부터 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작년 총선에서 손 전 대표는 3만1530표(44.76%)를 얻어 3만4113표(48.43%)를 얻은 박 의원에게 아쉽게 패배했지만 이 지역에 특별한 연고가 없는 그로선 상당한 선전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총선 패배 이후에도 종로에 남다른 애정을 쏟아왔다. 수원장안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할 당시 종로를 찾아 지역 지지자들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는가 하면 이따금 종로에 들러 여러 인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 전 대표와 박 의원은 남다른 인연으로도 이목을 끈다. 경기고-서울대 선후배 사이인 둘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같은 지도교수 밑에서 박 의원은 ‘박정희 시대의 외교정책’을, 손 대표는 ‘박정희 시대의 야당정치’를 주제로 각각 논문을 썼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논문을 더하면 박정희 시대의 정치.외교를 갈무리할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