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법사위 강경파, 정부안 대폭 손질 예고원내에 수정 의견 전달 이어 공청회 개최당론 채택에도 또 이견 나오자 불편한 與"전향적 변경 어려워 … 어느 정도만 가능"
  • ▲ 추미애 위원장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지난해 11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는 모습. ⓒ이종현 기자
    ▲ 추미애 위원장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지난해 11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는 모습. ⓒ이종현 기자
    기존 검찰청을 대체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정부안이 지난 3일 국무회의 문턱을 넘으며 국회로 공이 넘어왔다. 수사 범위 조정과 검사 징계 확대 등 여당의 요구사항이 대거 반영된 수정안이지만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재수정을 벼르고 있어 당정 간 기 싸움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 수정 여부에 대해 "전향적 변경이나 수정은 어렵다"고 일축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지난번 당론을 채택할 때 조건이 '기술적 부분에 있어서 원내지도부와 법사위가 미세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전제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수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정부안을 토대로 어느 정도 미세 조정은 가능하다"면서도 "내용을 너무 많이 변동시키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했다.

    당 지도부가 강경파의 정부안 '칼질'에 난색을 표한 데에는 일정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수차례 의원총회를 거쳐 어렵게 당론으로 확정한 안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 법안 처리 지연이 불가피해진다. 이렇게 되면 오는 10월 출범을 앞둔 공소청·중수청의 직제 개편과 인력 수급 등 행정적 준비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입법 지연이 자칫 '개혁 표류'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정무적 부담도 지도부의 고심을 깊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실질적 법안 처리의 키를 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강경파들의 기류는 다르다. 정부의 수정안 상당 부분이 기존 검찰청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검찰청법과 유사한 조항들에 대해 대대적인 수정과 삭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강경파의 입장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검사동일체의 검찰청법이 공소청법으로 타이틀만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정부의 공소청법안에 의하면 쿠팡 수사 방해를 한 엄희준 지청장에 대항해 무혐의 지시가 부당하다고 한 문지석 검사는 징계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부디 무소불위 검찰 세력에 맞서 검찰개혁에 지난 시간 전력 투구해 온 분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했다.

    또 완전한 검찰 해체를 위해서는 '검찰총장' 명칭 삭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추 의원은 "공소청의 장은 공소청장으로 불러야 한다. 왜 공소청의 장이 검찰총장인가"라면서 "공소청의 장을 만약 정부안대로 검찰총장으로 정하면 모든 검사들을 지휘하는 검사동일체의 권원(權原)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사가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수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다른 법령에 따른 직무' 규정을 통해 대통령령(시행령)만으로 직접 수사나 보완 수사 범위를 다시 확대할 위험이 있고 중수청과의 관계를 통해 수사권 획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을 통해 검사가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보완수사권은 직접 수사"라며 "보완수사권의 결론을 안 낸 상태로 현재 법상으로 사실상 직접 수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김 의원은 여당 법사위원들과 이러한 내용을 논의해 원내지도부에 수정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다음주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차원의 공청회를 열고 검찰개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여론전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당 내 강경파의 강성 일변도 노선에 당 안팎에서는 당론 이행을 강조하고 있는 원내지도부와의 정면 충돌은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법왜곡죄 처리 과정에서도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강경파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감정이 상한 상황에서 강경파가 다시 한 번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이미 한차례 물러나 당의 입장을 수용했음에도 강경파가 재차 정부안에 '칼질'을 예고하면서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강경파 일부는 검찰개혁 입법 주도권을 국회가 쥐어야 한다는 입장이라 최종 처리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김 의원은 전날 보완수사권을 규율할 형사소송법을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소청, 중수청은 정부 조직 개편 문제이니 정부가 주도권을 가지지만 형소법은 입법부가 주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강경파가 갈등의 중심에 설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데일리에 "검찰개혁이라는 큰 틀에 있어선 당과 정부가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 않나"라면서 "법사위도 원내지도부와 조율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원만하게 절충안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