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대통령 선거에 즈음하여 박근혜의 원칙론은 이명박을 살렸고 한나라당을 살렸고 대한민국을 살렸습니다. 만일 그 때 박근혜가 “경선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고 한마디 했으면 이명박은 17대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하였을 것이고 한나라당은 박살이 났을 것이고 대한민국은 지금쯤 적화통일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을 겁니다.

    경선결과에 승복한다고 서약까지 해 놓고도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딴 살림을 시작했다가 결국은 아무것도 안 되고 신세를 망친 정치인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경선결과에 승복한 원칙론자 박근혜는 국민의 신망을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당시 경선과정에서의 박근혜 후보의 처절한 발언이 이명박 후보를 사지로 몰고 갔던 것이 사실이고 그 때 박 후보가 한 말이 다 사실이라면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가 될 자격이 전혀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2007년 선거에서 박 후보는 이 후보의 껍데기만 형식적으로 지지했을 뿐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세종시 문제로 박근혜가 들고 나온 원칙론은 이명박을 죽이고 한나라당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을 곤경에 빠뜨리는 폭탄투척 같은 발언이 되었습니다. 이명박을 오늘 죽이는 것보다는 그 때 죽인 것이 오히려 국가를 위하여는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 백년대계에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세종시 건설원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장엄한 선언을 한 뒤에, 박근혜 의원의 “원칙론”이 선포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의 발언이 “원칙론”보다 먼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고, 세종시 건설의 원안은 표류하게 마련입니다. 친박파 50~60명이 “수정론”에 반기를 들고 야당 의원들에게 합세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외교도 아무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수포로 돌아가는 것 뿐 아니라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의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니, 무엇이 과연 “원칙론”인지 심사숙고가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명박 정권을 망하게 하느니 보다는 아예 2년 전에 생기지도 못하게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