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10일 가나 전에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되자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지켜본 많은 시민들은 우리 대표팀이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26년 만에 4강 신화를 일궈내 주기를 기대했지만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에 끝내 무릎을 꿇자 탄식을 쏟아냈다.

    시민들은 이날 시내 호프집 등 곳곳에서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함께 대형 TV로 경기를 지켜보며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강동구 성내동의 호프집 '밀러타임'에서 응원을 펼친 김상연(28)씨는 "경기는 졌지만 우리 선수들의 잠재력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어린 선수들을 세계적인 스타선수로 육성할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경기를 지켜본 유승준(28)씨는 "아쉽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대견스럽다"며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의 탄탄한 조직력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웃었다.

    같은 시각 광화문 인근 호프집에서 친구들과 경기를 지켜본 안홍식(29)씨는 "우리 대표팀이 골 점유율에서 앞섰지만 가나의 날카로운 역공에 너무 쉽게 골을 내준 것 같다"며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앞으로 한국축구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옆 테이블에서 직장동료와 응원을 한 이모(37)씨도 "조별 예선과 16강전을 생각하면서 마지막까지 이기리라 기대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 참 아쉽다"며 "그렇지만 젊은 친구들의 불타는 투지 덕분에 신나고 재미있게 경기를 볼 수 있었다"며 흐뭇해했다.

    동대문에 있는 직장 옆 생맥주 집에서 경기를 지켜본 박은혜(34.여)씨는 "동료와 함께 보려고 일부러 회식 날짜를 오늘로 잡았다"며 "비록 경기는 졌지만 8강까지 올라가 준 대표팀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부산 소재 대학의 도서관 휴게실에서 고시 준비생 20여명과 함께 경기를 지켜본 김남훈(28)씨는 "볼 점유율을 봤을 때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나 수비가 순식간에 무너져 골을 많이 허용했다"며 "그래도 어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었다"며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냈다.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골목도 대표팀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환호성으로 오랜만에 시끌벅적했다. 동작구 본동에 사는 한소은(33.여)씨는 "대표팀이 경기를 시종일관 주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며 "그래도 지금까지 잘 싸워줘 고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