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류근일 한양대 대우교수 ⓒ 뉴데일리
    ▲ 류근일 한양대 대우교수 ⓒ 뉴데일리

    국감자료를 요청한 신지호 의원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니가 뭔데 이런 자료를 요청하느냐?”고 야료한 공무원 노조원이 있다고 한다. 살다 보니 참 별의 별 인간들이 다 있다. 국회의원이 법이 정한 바에 따라 법이 정한 절차에 의거해서 정당하고 합법적인 국정(國政) 활동을 하는 데 대해 “니가 뭔데...”라니, 이건 아예 노무현 말 맞다나 “막 가자”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정부도 당연히 막 가야 한다. 막 가자는 자에게 막 가는 게 정부 아니고 뭔가? 막 가자는데도 “아, 왜 이러십니까? 고정하십시오...” 하는 건 정부는커녕 개코도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갈등 회피 작전은 대체 어디까지 갈 작정인가? 시정잡배가 이명박 대통령의 따귀를 갈겨도 묵묵부답, 그저 헤헤 웃고만 있을 것인가?

    그렇다. 지금 우리사회의 일부 세태는 “막 가자”는 것이다. 법이고 경우고 예의고 나발이고에 구애될 것 없이 마구 욕질하고, 마구 난동 치고, 마구 뗑깡 부리고, 마구 깽판 치고 마구 개차반질 하자는 것이다. 상대방을 악(惡)으로 규정하고 그 악(惡)에 대해서는 어떤 악(惡)과 부도덕으로 대해도 그것은 선(善)이요 정의라는 식이다. 이런 멘탈리티를 우리는 역대 사회운동의 타락기(期)에 너무나도 숱하게 보아 왔다.

    사회운동이 훌리거니즘(hooliganism, 난동질)으로 일탈하는 것은 그야말로 1초 사이에 일어나는 ‘해까닥’이다. 평소의 욕구불만, 열등의식, “내가 지금처럼 있을 사람이 아닌데...” 하는 우월(優越) 망상, 그것을 분출하기 위한 소(小)영웅주의, 공격의 표적(公敵)을 설정할 필요성, 교양 부족, 성격문제, 떼거지와 패거리에서 오는 자신감과 우쭐하는 힘...대체로 이런 것들이 짬뽕 돼서 ‘운동 건달’ 현상이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국가 공권력은 ‘훌리거니즘’을 용납하지 말라고 해서 있는 것이다. 축구 관객이든, 공연물 관객이든, 스스로 거룩하다고 자처하는 운동권이든, 훌리건 질은 가차 없는 응징력으로 제압하는 것이 1류 선진국가의 요건이다. 그런 점에선 이명박 정부는 G20을 주최할 자격을 다 갖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