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내 기반도 없고, 이명박 박근혜 양 진영으로 갈라진 구도 속에서 난항을 겪을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체제 출발이 순조롭다.
취임 뒤 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여론 평이 좋아지면서 자연스레 정몽준 체제도 자리를 잡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정 대표 체제에 부쩍 힘을 실어주는 것은 정 대표 체제 순항을 돕고 있다. 특히 여권내 실세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29일 국민권익위원장에 내정되면서 여권내 역학 질서가 빠르게 잡히고 있는 점은 정 대표의 숨통을 틔게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의 정치복귀 문제는 정 대표로선 풀기 어려운 과제였다. 무엇보다 이 전 최고위원이 그간 당 복귀를 희망하고 있었다는 점은 정 대표에 적잖은 부담이었다. 일부 친이재오계가 그의 복귀를 위해 정 대표 체제에 압박을 가했고, 이는 취임 초부터 '조기 전당대회' 논란을 가열시켰다. 정 대표 취임과 동시에 내년 2월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나온 것은 정 대표로서 자존심이 상할 문제였는데 이 전 최고위원이 국민권익위원장으로 발탁되면서 '조기 전대' 요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정 대표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을 법한 상황이다. 여기에 당 지지율까지 상승세를 타면서 정 대표 체제는 힘을 받게 됐다. 정 대표 등장을 꺼림직해했던 친박계 역시 "일단 지켜보자"며 관망하고 있어 정 대표가 큰 과오를 범하지 않고 지금 분위기를 지속시킨다면 취약한 당내 입지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안팎 평도 긍정적이다. 줄곧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해오던 친이계 한 초선 의원은 "이제 출범한 지도부에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할 수 없다"면서 "지금은 여권 분위기가 좋고 정 대표 체제도 안착을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친박계 한 초선 의원 역시 "정 대표 체제가 안착하는 분위기는 맞는 것 같다"며 "시간을 두고 봐야겠지만 현재로선 2월 조기 전당대회 목소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분위기"라고 했다. 중립으로 분류되는 모 중진 의원도 "지금은 비교적 분위기가 좋고 정몽준 대표 체제도 안착하는 분위기"라며 "단정짓기 어렵고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선 조기 전당대회 요구는 나오기 힘든 분위기"라고 했다.
이런 당 분위기는 정 대표의 표정에서도 읽힌다. 회의 전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리드하고 의원총회 때는 발언 전 박수를 유도하는 등 부쩍 자신감이 붙은 모양이다. 당 대표임에도 소속 의원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는 등 의원들과의 스킨십도 적극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