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6 출신의 겸임교수임을 자임하는 한 사람이 “20대는 포기하고 차라리 10대에 희망을 걸겠다”는 투로 말했다. 그는 오늘의 20대가 자기들처럼 혁명의 아들 딸이 될 가망성이 없다고 본 모양이다. 그래서 똥인지 된장인지 가리지 못할 것이라고 그가 본 ‘고딩’들을 꼬시는 게 차라리 났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기야 중국 문화혁명의 광분과 캄보디아 폴 포트의 300만 학살도 다 10대들이 한 짓이었다. 그래서 그 겸임 교수님으로서는 취업에 매달리느라고 혁명광장에 나오지 않는 오늘의 20대를 용도 폐기 대상 제1호로, 그리고 그 아래 세대인 ‘촛불 고딩’들을 훨씬 더 희망적인 혁명예비군으로 반겼던 것 같다.

      죽여야 할 놈들 70대, 60대, 50대에 이어 이제는 20대까지 죽일 놈들 편으로 밀려들어 왔다니 우선 그들의 블랙 리스트 추가, 합류를 충심으로 환영한다. ‘인민의 적’은 소수일 때는 죽을 길 밖에 없지만, 다수로 불어나면 살길이 생기기 때문이다. 
     20대는 우선 잘 아는 게 없는 세대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다 아는 것처럼 행세하는 것이 20대 청춘력(力)의 무모한 특권이다. 그런데 그들의 그런 강점이자 약점을 교육지옥과 취업지옥이 확 낚아채서 확 기(氣)죽여 버린 것이 오늘의 교육 현실과 채용(recruit) 현실이다. 
     20대는 이래서 풀이 확 죽었다. 그러나 10대는 다르다. 그들에겐 아직 시간과 여유가 있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선생님 TV를 보고 TV 선생님들이 선동하는 그대로 “우리는 15살 밖에 안 됐습니다. 15살에 죽고 싶지 않아요”하고 ‘촛불’을 치켜들고 시청 앞 광장으로 몰려 들었다.

      이 10대는 앞으로 과연 지금의 20대처럼 세속화 할 것인가. 아니면 386처럼 친북화 할 것인가? 나는 지금의 10대도 지금의 20대처럼 세속화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10대든 남한의 10대든, 공통된 것은 ‘잘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10대가 햄버거, 피짜, 스파게티를 좋아할 개연성은 아주 높다고 본다. 남한의 10대 역시 그럴 것이다. 그래서 남북한10대들의 취향이 ‘먹고 싶은 대로 먹어치우기’로 합치될 때, 너 김정일, 정말 이 남북한 10대들의 왕성한 식욕(食慾)을 충족시킬 대책 있냐?

      20대를 포기하고 10대 선동에나 나선 사람들-정말 궁상스럽지만 끈질긴 쇠심줄들...지겹고 지긋지긋한 찰거머리들...남에게 들러붙어 피를 빨아먹지 않으면 저 혼자만으로는 도저히 자생(自生)할 수 없는 흡혈귀 뱀파이어들.
    20대를 포기한 NL 변혁론자들이 그 대신 ‘어리버리 10대’를 선취(先取) 할 수도 있는 사태를 우리는 절대로 용납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