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7월 21일 남극 세종과학기지 1층 식당에서 총무 박모씨가 주방장과 동료를 폭행하는 CCTV장면. ⓒ MBC TV 화면 캡처 
    ▲ 지난 7월 21일 남극 세종과학기지 1층 식당에서 총무 박모씨가 주방장과 동료를 폭행하는 CCTV장면. ⓒ MBC TV 화면 캡처 

    연구를 통한 국위선양을 위해 남극 세종기지에 파견된 직원들 간에 폭행 사건이 발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21일 늦은 오후 세종기지 생활관 1층 식당에서 술에 취한 박OO(46) 총무가 주방장 A(38)을 무자비하게 폭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월간조선 10월호를 통해 처음 알려졌는데, 피해자 A는 당시 폭행 장면이 녹화된 CCTV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이를 언론사에 제보했다. 피해자가 찍은 영상을 보면 박 총무는 A에게 의자와 주방 내 각종 기구 등을 집어 던지며 주먹과 발을 사용, 주방장을 사정없이 가격하는 충격적인 모습이 담겨져 있다.

    이에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A로부터 관련 내역을 듣고 곧바로 진상조사에 착수, 이달 초 계약직인 박 총무에게 계약 해지 징계조치를 내리는 한편, 기지 책임자에게도 주의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귀국한 A는 월간조선과의 회견에서 "세종기지와 관할 극지연구소가 이번 폭행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고 하고 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뜻을 내비쳤다.

    A는 "세종기지 사람들이 내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 동영상을 찍고 녹취도 했다"면서 "기지와 극지연구소 측이 당시 폭행장면이 담긴 CCTV화면을 삭제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A가 녹취한 내용에는 세종기지 진 대장이 A에게 사직 사유서를 허위로 작성할 것과 이번 사건을 누설하지 말 것을 당부한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관련 내역이 공개될 경우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A의 주장과 관련, 극지 연구소는 "CCTV 화면이 삭제된 부분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이겠다"며 "월동대원 선발 시 인성검사를 추가하고, 내년부터 연구소 '정직원'을 세종기지 총무로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