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학교 만들기'에 서울 학부모들 뭉쳤다

"학부모는 아이 교육의 제 1차적 권리와 의무 주체다"

'학부모 교육참여 확산'과 '공교육 환경개선'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좋은학교 만들기 서울 학부모 모임'(대표 서인숙. 이하 조학모)이 창립했다. 16일 서울 정동 서울시의회 별관에서다. 이들이 이날 한 목소리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교육주권' 이었다.  "학부모가 자기 자녀 교육을 위탁할 교육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교육주권' 이라고 조학모는 설명한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연사들은 대다수 학부모가 교육현장 소비자로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창립식에 참여한 학부모들이 공감하는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간간이 메모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띠었다. '교육 주체'로서 내 아이 학습권과 학부모 권리를 찾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조 이사는 "작년에 발생한 멜라민 파동에는 소비자 권리를 찾는 데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정작 자녀 교육과 교육 행정서비스에는 권리를 주장하기보다 불평이 있더라도 그냥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일반화됐다"고 지적했다. 또 "학부모는 오래 전부터 공교육이란 상품이 부실화돼 상품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는데도 상품 저하만을 탓하면서 '사교육'이라는 다른 상품을 선택할 뿐 부실화된 상품을 생산해내는 무능한 생산자 직능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도 않고 애써 외면해왔다"고 비판했다.

이명희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는 "경제가 발전하려면 훌륭한 소비자를 필요로 하듯 교육이 발전하려면 훌륭한 교육공급자 뿐만 아니라 훌륭한 교육소비자도 있어야 한다"면서 "훌륭한 교육 참여자가 되는 것은 곧 훌륭한 교육 참여자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학모는 이날 창립선언문에서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교원평가와 학생 학업성취도 평가시험조차 전교조 교사에 의해 학교서열화 우려 명분으로 반대되고 선동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문제를 제기 한 뒤 "학부모의 교육주권을 공고히 해 황폐화된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학부모교육참여관련 정책 제안  ▲학부모 교육참여 장려 및 지원  ▲각종 교육정보 공개 ▲학부모 단체 네트워크 사업 ▲교육소비자로서의 학부모 권리 의식 고취 등 활동 계획을 밝혔다.

이어 창립식 후  2부 세미나에서는 '입학사정관제를 어떻게,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서태열 고려대 입학처장), '학교현장에서의 진학지도 어떻게 할 것인가'(조석제 정의여고 교감), '고교선택제 문제점과 대안'(모규엽 국민일보 기자)을 주제로 강연회가 열렸다. 이날 창립대회에는 서울 충남 경기 부산 광주 대전 인천 등 전국 9개 지역 조학모 공동대표와 서울의 남부 서부 동부 강남지역 대표 서울지역 학부모 등 500여 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