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관련 시민단체 및 인사들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9일 엄기영 사장을 유임시킨 결정에 대다수 "지켜보자"는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그간 MBC 보도행태와 편파성 시비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성토하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MBC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길 바란다"는 우려섞인 기대를 표했다.

  • ▲ <span style=MBC 엄기영 사장이 9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한 빌딩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title="▲ MBC 엄기영 사장이 9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한 빌딩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MBC 엄기영 사장이 9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한 빌딩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엄 사장은 방문진 이사회에 한시간 가량 '새로운 MBC 개혁 계획'을 설명했으며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은 "엄 사장이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많이 제시했으니 그러한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재신임 의사를 밝혔다.

    ◇공언련 "MBC노조 잘못된 관행 교정이 우선"

    이에 대해 공정언론시민연대 이재교 공동대표는 "방문진에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내린 결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현재 MBC문제 핵심은 엄 사장 본인보다 노조에 있다"며 "엄 사장 하나를 교체해서 MBC 변화를 기대하는 것보다 MBC노조의 잘못된 관행을 교정하는 것이 순리"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엄 사장이 MBC의 잘못된 관행을 인정하면서 고쳐나가겠다고 하니까 우리가 보기에 만족스러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쪽으로 탄력을 받아 점진적으로 개혁해 나가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뉴라이트방송정책센터 "사회갈등 조장에 책임"

    뉴라이트방송정책센터 최충웅 공동대표 역시 "방문진 이사들이 대표성 지닌 집단이고,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됐기에 때문에 심사숙고해서 결정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그는 또 'PD수첩'의 광우병 왜곡보도와 공정성을 거론하며 "MBC가 사회적 갈등을 조장한 데 대해서는 상당 부분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보도나 편파시비가 일면 사장이나 간부가 공식 사과하고 책임질 게 있으면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했어야 하는데 엄 사장이 그렇지 않고 지내왔다는 것은 MBC가 보도분야에서 게이트키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대표는 "어쨌든 방문진 이사진이 MBC개혁에 상당한 의지가 있어 보이니까 엄 사장 유임이라는 결정도 그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여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다만 작년 광우병 파동 당시 같은 잘못된 일이 재발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개혁 "엄 사장 유임, MBC정상화 심히 우려된다"

    MBC 내부비리를 폭로하는 등 미디어비평부문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인 방송개혁시민연대는 "MBC가 처한 현실을 외면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김진철 방개혁 위원장은 "이번 방문진 결정은 MBC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국민적 염원을 외면한 처사로 심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어 "엄 사장 무능경영에 면죄부를 준 것으로 MBC 정상화가 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방문진 신임 이사들은 MBC개혁에 대한 국민적 염원을 안고 출범했는데 지금과 같은 미온적 태도를 보인다면 MBC개혁을 바라는 국민 여망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MBC 개혁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엄 사장이 구체적으로 이날 방문진 이사회에 제시한 계획은 ▲미래전략과 중장기 인력계획은 11월 말까지 완료 ▲공정방송을 위한 공정성위원회는 9월 중순부터 시행  ▲단체협약 개정은 11월 합의, 2차 명예퇴직은 11월 시행 ▲직급제 개편은 내년 1월 시행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