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8 경남 양산 재선거에 출마의사를 밝힌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31일 당 예비후보 등록을 신청했고 본격 선거운동에 나선다. 예비후보 등록으로 자신의 대표직 사퇴 시기를 둘러싼 당 안팎 논란이 재연될 것임을 알면서도 서두른 것은 여론조사 비중이 높아진 '공천기준'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공천기준을 '당선 가능성'에 두면서다.

    10월 재보선 공천을 총책임지고 있는 장광근 사무총장은 공천과 관련한 질문에 "당선가능성이 최우선 기준"이라 강조하고 있다.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조사에서도 박 대표는 김양수 전 의원에게 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 측이 즉각 민간 기관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여의도연구소 조사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박 대표로선 여의도연구소 조사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 출마하는 터라 빨리 지역 유권자와 접촉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이번 주부터 시간날 때마다 양산에 내려가 선거운동을 할 것이란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또 자신의 출마를 썩 내켜하지 않는 친이계와의 접촉도 늘리고 있다. 더구나 친이계는 자신의 대표직 조기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이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게 박 대표로서는 큰 과제다.

    지난 29일 서울 강남 교보문고에서 열린 이재오 전 최고위원 회고록 '함박웃음' 팬 사인회에 제일 먼저 참석해 이 전 최고위원에게 사인을 받아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친이계 모 의원은 여의도연구소 조사결과에 대해 "설문문항에 따라 조사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아직은 예비후보가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조사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선두후보에 10%P가량 뒤지는 것으로 알려진 박 대표의 현 지지율이 상당기간 지속된다면 박 대표는 물론, 당에서도 박 대표 공천에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친이 진영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