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한답시고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 못해 줘 마음에 걸렸어요."
    28일 오전 11시 서울교육대학 다문화교육연구원에서 열리는 이중언어 강사 교육과정 수료식에서 영예의 최우등상(서울시교육감상)을 받는 오오가키 도모미(36.고양시 덕양구) 씨는 26일 "그동안 공부에만 전념하도록 가사와 양육 등에서 애써준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소감을 갈음했다.
    일본 요코하마 출신으로 5년 전 한국 남성과 결혼해 입국, 두 아들을 둔 오오가키 씨는 "한국어 실력도 아직 부족한 데다 교육 경험이 없어 걱정되지만 대신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도쿄 시청에서 5년간 통계업무를 본 적이 있다는 그는 교육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일로 "두 아이를 키우며 아침 일찍부터 공부에 매달려야 했던 것"이라고 꼽았다.
    오오가피 씨처럼 지난 3월부터 서울교대에서 6개월(900시간)의 이중언어 교육과정을 이수한 14개국 출신의 이주여성 70명은 9월 초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한 11개 '다문화 교육 거점 초등학교'의 방과후 프로그램에서 이주아동 자녀를 위한 이중언어 교수 요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들은 지난 5월 초등학교 교생 관찰실습에 이어 6월에는 일주일간 수업실습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일부 강사 요원들은 6개월의 '교육 장정'을 마쳐 홀가분하게 생각하면서도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뒤섞인 모습이다.
    1999년 입국한 박 가비니(태국) 씨는 앞서 "이중언어 교사 연수과정을 통해 한국을 많이 알게돼 기쁘다" 며 "다문화 아동을 잘 가르치는 훌륭한 교사이자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과 연계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의 산파역을 맡은 원진숙 교수(서울교대 국어교육과)는 다문화 강사 배출에 대해 "기존의 다문화 지원정책과 달리 이주민에게 일자리를 창출해 줘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삶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졸업식에서는 오오가키 씨 외에 산둥성 출신인 좡샤오(莊瀟.한족) 씨가 서울교대 총장상(2등)을, 정명숙 씨와 김계향 씨(이상 재중동포)가 각각 서울시 교육위원회 의장상(3등)과 서울교대 다문화교육연구원장상(4등)을 수상한다.
    또, 남경민(몽골) 씨와 바두아 로이다(필리핀) 씨는 각각 남편과 시부모 등 가족들을 헌신적으로 병구완했고, 바트순베르 엥흐졸(몽골) 씨는 교육과정 중 출산을 하는 등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학업에 열중한 점을 인정해 특별상을 받는다. (서울=연합뉴스)